(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새정치연합은 정치를 잘 모르는 일반 국민이 지켜봐도 같은편끼리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진보성향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 학생들에게 마저 신임을 잃고 있다."
지난 16일 <북악포럼>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은 박영선 사태를 통해 '명분'과 '실리' 모두 잃었다. 하지만 17일 새정치연합은 박 원내대표의 당무복귀를 기점으로 다시 시작 단계에 서있다. 국회파행의 중심에 서있는 '세월호법' 문제를 놓고 박 원내대표가 어떤 '명분'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오늘>이 논쟁의 중심에 선 박영선 사태를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지난 4개월은 그야말로 '수난시대'를 겪은 것과 다름없는 시간이었다. '세월호法' 협상으로 우여곡절을 겪는 것도 모자라 여야의 국회파행에 이르기까지 야당의 수장으로서 쓴소리와 돌을 다 맞은 격이다. 야권의 지지자들 또한 그의 리더십에 실망하기 이르기까지 결코 박 원내대표 스스로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박영선, 朴대통령 '불통' 탓하더니 당내에선 '독단적 행보'
새정치연합은 처음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수렁에 빠지긴 했으나 원내에서 선출된 박영선 원내대표를 향한 적잖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法' 협상이 두 차례 거듭 실패로 이어지고 '박영선호(號)'의 예상치 못한 '장외투쟁'은 다시한번 민심을 잃기에 충족한 행보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5%가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장외투쟁에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30.3%에 불과했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를 겸임하고 있던 그에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국회파행'이 심각해진 만큼 두 자리를 겸임한다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이에 당 의원들은 '박영선호'를 유지할 수 있는 첫번째 해결책으로 비대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비대위원직을 '사퇴' 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협상에 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이것도 잠시, 박 원내대표는 추후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야당 내 갈등은 더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사퇴 당일 박 원내대표는 과거 새누리당 재기에 큰 공을 세운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에 내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이유였다. 당 내 의원들은 "이 교수의 추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박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까지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결정적 한방'을 맞은 것.
당 내 반발세력은 '친노계'. 이들은 박 원내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퇴를 압박하는 회의를 주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박 원내대표는 입을 닫은채 사흘간 칩거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탈당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있어 당 의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독단적인 선택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당 내 의원들의 신임을 잃게 됐다는 분석.
'탈당카드' 무산, 朴 정치적 치명상 남을까
결국 박 원내대표는 칩거 후 5일만인 17일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 당 원내대표로서 임무를 다하겠단 뜻을 밝혔다.
그는 "새롭게 당을 혁신해보고자 원내대표로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본인에게, 최근 일어난 일들은 스스로 안타까운 책임감을 짊어진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그가 계속해서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당의 수장으로서 종적을 감추고 탈당 발언에 휩싸인 것에 대해 정치적 치명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선거 공천실패 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물러났다. 비대위원장을 맡고 박 원내대표가 야심차게 나갔지만 세월호법 사태에 휘말려 리더십이 무너졌다"며 "결국 박 원내대표도 이른 시간내에 원내대표직을 내려 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