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공천권 쟁탈전?…예민해진 김무성과 서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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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공천권 쟁탈전?…예민해진 김무성과 서청원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3.0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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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만 휘두르려고 하면 촉발되는 김무성vs서청원…갈등 원인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한 때 ‘상도동계 형제’로 불리며 같은 울타리 안에 있었지만, 지난 2014년 7월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신경전은 지속됐다.

지난 1월 김 대표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내정하려고 했으나 서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임명을 미뤘다.

계파 갈등이 잠잠해진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갈등이 촉발됐다. 이번엔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다. 두 번 째 라운드다.

3월 2일 새누리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군현 사무총장: 이번 부실당협 관리자로 선정된 위원장들입니다.

이 사무총장이 나눠준 서류에는 △서울 동대문을 김형진 위원장 △부산 사하을 안준태 위원장 △인천 부평을 김연광 위원장 △충남 공주 오정섭 위원장 등 8명의 이름이 있었다.

명단을 받아든 서청원 최고위원은 표정이 굳어졌다. 공교롭게도 ‘친박’으로 분류되는 위원장이 명단에 올랐기 때문. 김형진 위원장은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한 바 있다. 김연광 위원장은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으로 서 최고위원의 조선일보 후배인 것. 이들을 위원장으로 임명한 사람도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라고 알려졌다.

서청원 최고위원: (책상을 내리치며)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거 ‘표적 교체’냐.

서 최고위원은 분노했다. 책상을 내리치며 서류를 집어던졌다.

고성이 오가는 최고위 회의는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서 최고위원은 “나중에 기자회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회의장을 나왔다.

예민한 이유는 20대 총선 때문?…공천과 관련된 사안에 '예민'

당협위원장을 두고 촉발된 갈등은 현재까지 봉합되지 않았다.

서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서청원 의원 최고회의 말씀자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 자료를 통해 “총선을 1년 앞두고 일부 위원장만 선별적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설득력을 갖을 수 없다”며 “당의 단합을 해치고 힘을 분산시키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최고위원은 “자칫 당 일각의 사익(私益)이 대의(大義)에 앞선다는 오해와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많고 불합리한 당협위원장 교체작업을 중지하라”고 내세웠다. 이 보도자료는 “수정할 사안이 있다”며 다시 회수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직강화특위는 이날 오후 2시께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 “이번 부실 당협위원장 교체 추진은 일상적인 조직강화특위 활동”이라며 “이번 당무검사로 인한 부실위원장 선정은 당헌당규상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무성 대표가 ‘조직적 기득권을 없애고, 공천권을 국민들과 일반당원들에 돌려주겠다’는 취지에 맞게 어떠한 사심없이 국민의 신뢰 제고와 당의 역량강화를 위해 균형있고 공정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도 서 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 대표는 부실 당협위원장 선정이 ‘근거 없는 비방과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지적에 대해 “당규 당무감사규정에 의거, 작년 9월 실시한 당무점검 결과와 주요 인사 여론 수렴 근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교체추진 당협위원장의 소명기회 부여는 조강특위에서 논의하되, 필요하다면 기회를 주겠다”며 “‘미리 내려올 사람이 있다’, ‘특정인을 내려 보내기 위해 지역을 비우려 한다’라는 이야기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vs서청원, 차기 총선 공천권 쟁탈전 '팽팽'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의 갈등은 20대 총선 공천 인사와 관련돼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벌써부터 둘이 예민해져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를 두고 갈등이 벌어진 것도 20대 총선 공천과 관련돼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은 각종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이를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이 여의도 연구원장이다. 여의도 연구원장의 지시에 따른다면 같은 여론조사라도 결과가 달리 나올 수도 있다.

당협위원장으로 선정된다면 차기 총선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 이를 두고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의 ‘공천권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까지는 김 대표가 당권을 잡은 만큼 서 최고위원보다 유리한 구도에 있다. 박세일 이사장 임명과 관련해서도 내정을 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사오늘>은 5일 박세일 이사장 측근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세일 이사장이 내정 되는 것이냐"고 물으니 "며칠 전 박 이사장을 만나 물었더니 자기 자신도 손사레 치면서 '나도 모르겠어'라고 하더라. 그런데 별 수가 있겠느냐. 결국에는 임명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자리를 사퇴하면서 김 대표를 향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서 최고위원은 최근 측근들과의 만남에서 "그렇게 (김 대표가)멋대로 하면 난 (최고위원직을) 때려치우면 된다"고 언급했다.

서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 지도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새누리당의 주류계파는 아직까지 '친박계'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공천 쟁탈전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며 "'친박'대 '비박'구도로 굳혀져 앞으로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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