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채워!"…'국감 기사할당제', 보좌진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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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채워!"…'국감 기사할당제', 보좌진 '죽을 맛'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9.17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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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선 앞둔 국감, 의원 등쌀에 관두는 보좌관도 있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 시사오늘

국회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로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홍보의 장'이다.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철저한 자료준비와 질의 시뮬레이션은 물론,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튀고, 또 튀려 발버둥이다. 특히 올해 국감은 차기 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실시돼 이 같은 의미가 더욱 크다.

보좌관, 비서관 등 의원 보좌진들은 '죽을 맛'이다. 국감 시즌에는 정해진 퇴근 시간도 없고, 주말도 없다. 밤을 새워 정보를 캐고, 손가락이 떨어져라 정보를 가공해 새벽같이 기자들에게 뿌린다.

몇몇 의원들은 보좌진들에게 '기사할당'을 지시한다. 정해진 수량만큼 언론을 통해 기사를 노출시키지 못하면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4선의원을 섬기고 있는 보좌관 A씨는 얼마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 보좌진들에게 무조건 '한 사람당 한 달에 20개 보도자료를 언론에 노출시켜야 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 올해 국감이 9월과 10월에 걸쳐 실시되니 총 40개"라며 "무슨 영업 뛰는 것도 아니고,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례대표 초선의원을 보좌하고 있는 비서관 B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그는 "의원님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다보니 아무래도 지역 현안에 대한 국감 보도자료 압박을 많이 준다"며 "하루에 최소 하나씩 뽑지 않으면 잔소리가 극성맞다.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야권의 지도부급 인사를 보필했던 C씨는 의원 등쌀에 못 이겨 결국 일을 관뒀다. 그는 의원 면전에서 사표를 던져버리고 의원실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C씨는 평소 동료들로부터 "참을 인(忍)자를 머릿속에 네댓개는 쓰고 있는 사람"이라 불릴 정도로 차분하고 내색않는 사람이었다.

이와 관련,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감 때마다 보좌진들이 죽을 맛인 건 사실이다. 선거를 앞둔 해에는 정도가 더 심하다"며 "기사할당제라는 게 있다는 얘긴 종종 들었다. 국회의원이라면 콘텐츠로 승부해야지 밑에 있는 사람 들들볶아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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