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해고…롯데 알바생들의 무더기 '해고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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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해고…롯데 알바생들의 무더기 '해고 잔혹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0.20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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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상한 근로계약서 작성과 해고…신동빈 회장이 밝힌 고용확대 정책은 무엇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롯데가의 일용직 노동자들을 부당한 방법으로 해고해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인터넷커뮤니티

롯데家의 아르바이트생을 비롯한 비정규 해고 잔혹사가 또 다시 주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롯데호텔 일용직 청년 노동자들을 이상한 방법으로 해고한 사건이 벌어져 비난을 사고 있다.

일명 ‘알바생’ 10여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면서 ‘이의제기나 부당해고 등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쓰도록 강요한 사건이다.

모 신문사의 보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7월20일까지 근무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주면서 ‘노동관계법령상 사용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면하고, 향후 롯데에 대해 민·형사상 이의제기, 고용노동부 진정·고소·고발 등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쓰게 했다.

덧붙여 ‘퇴직 후에도 비밀을 분수할 의무가 발생하며, 위반시 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 합의서를 언론에 공개한 A 씨는 1년 이상 롯데호텔 연회장에서 장기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일하면서 결혼식·출장 행사 등 정규직 직원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해왔다.

그런데 이 알바생은 1일 단위로 초단기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연속해서 1년 이상 근무했다면 모든 노동자는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롯데호텔은 줘야할 퇴직금을 마치 생색을 내듯이 주면서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단 것이다.

롯데호텔의 이상한 근로계약과 해고는 이번 뿐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도 이같은 해고가 있었다. 지난해 3월 29일 롯데호텔에서 84일간 일했던 김영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김 씨는 취업 첫날부터 시작해 84일간 일하면서 84번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결정적으로 김 씨가 해고된 이유는 수당 등 구체적 근로조건이 담긴 ‘취업규칙’을 보고싶다는 것이 회근이 됐다.

롯데호텔 담당직원은 김 씨의 말을 듣고 알바냐 인턴이냐를 물은 뒤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답하자 직원은 ‘우린 알바에게 그런 거 보여줄 의무가 없다’고 싸늘하게 말했다는 것.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사업주는 이를 각 사업장에 게시해 근무자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씨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멸감을 느꼈다. 이제와 보니 (매일 쓰는 근로계약서가) 상황에 따라 편하게 해고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황상 이건 누가 봐도 보복성 징계”라고 울분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에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았다.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롯데호텔 측에서 세차례에 걸쳐 김 씨에게 회유와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롯데호텔 측에서 “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수많은 다른 일용직 학생들도 잘릴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와함께 롯데호텔 측에서 처음에 2000만원을 제시하더니 거절하니까 3000만원을 제시하면서 회유도 했다고 김 씨는 고백했다. 김 씨는 거절했다.

이후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은 중노위의 판단을 뒤집고 롯데호텔 측의 손을 들어줬다.

김 씨는 현재 청년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의 도움으로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지난 9월24일 1차 공판이 있었고, 2차 공판은 오는 22일 열린다.

이번 사건에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도 롯데호텔 측을 규탄하며 김 씨를 응원하고 있다.

롯데家 계열의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해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롯데백화점은 이들 비정규직에게 계약종료 일인 2011년 12월30일에 불과 9일 전인 12월22일에 ‘계약종료’ 통보를 한 것이다. 해고통보는 법적으로 한 달 이전에 해야 한다.

당시 이 사건은 그해 4월 총선의 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야권 예비후보들은 롯데 해고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도 가담했다.

롯데백화점은 2005년 기업의 사회적책임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8월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 정책을 꾸준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라도 손쉽게 해고할 수 있는 일용직 근로계약을 활용해 청년들을 일회용품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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