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점주 갑질 돈, 롯데 부실계열사 부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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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점주 갑질 돈, 롯데 부실계열사 부당 지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1.3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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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세븐, 우월적 지위 이용 편의점 점주 희생량 삼아 롯데기공·롯데피에스넷 연명 의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코리아세븐이 세븐일레븐 편의점주들을 그룹의 부실 계열사 살리기 위한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희생량으로 삼았다는 의혹이다. ⓒ인터넷커뮤니티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자사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주들을 그룹의 부실 계열사 살리기 위한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희생량으로 삼았다는 의혹이다.

30일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편의점주들에게 설명이나 동의 없이 롯데기공을 통해 중고제품을 공급하고, 우월적 지위를 통해 편의점 시설유지보수도 롯데기공을 통해 하도록 하는 등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여기에 현금인출기(ATM) 설치도 점주 동의 없이 자본잠식상태인 롯데피에스넷과 설치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들 계열사들의 지분구조를 살펴본 결과 코리아세븐의 이같은 행위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실 계열사 연명을 위한 의중이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롯데기공과 롯데피에스넷의 행위에 대해 부당지원 혐의로 고발을 받고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2년이 넘도록 ‘깜깜이’ 조사 중이다.

참여연대와 법무법인 세광이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들의 민원을 모아 공정위에 코리아세븐의 불공정행위를 시정해 달라고 신고를 한 시점이 지난 2013년 11월이다.

당시 공정위 신고 내용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주들에게 설명이나 동의 없이 편의점 핵심설비인 워크인쿨러, 오픈쇼케이스, 에어컨, 냉동고 등을 롯데기공을 통해 공급했다. 또 편의점 시설유지보수도 롯데기공을 통해 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가맹계약서에 어긋나는 행위다. 계약서에 따르면 가맹점에 공급된 시설의 관리는 원칙적으로 편의점 사업자가 하게 돼 있으며, 설비의 유지나 보수를 위한 업체 선정도 편의점주의 고유권한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참여연대의 고발 내용은 맞지만 편의점 설비인 리뉴얼장비를 경영주에 숨긴 채 공급했다는 부분은 아니다”면서 “리뉴얼 장비는 신규 오픈 시에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서 결정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맹계약서 부분은 코리아세븐 측도 시인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가맹계약서상에 편의점 경영주가 유지보수 업체를 스스로 선정하도록 명기해 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제조나 납품을 롯데기공이 하니까 안정적인 AS를 통한 효율성 증대 차원에서 1차적으로 롯데기공으로 돼 있지만 점주님들께서 원하면 바로 바꿀 수 있다”면서 “실제로 현재 200여곳에서 자체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코리아세븐은 점주 동의 없이 롯데피에스넷과 현금인출기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편의점주들에게 제공해야 할 수수료도 다른 편의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세븐일레븐은 최근까지 건당 60원 가량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사인 GS25의 건당 100원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코리아세븐이 지난 2010년부터 인수해 운영 중인 바이더웨이와도 차별적이다. 코리아세븐은 한국전자금융간 현금지급기 설치계약을 통해 건당 240원씩을 바이더웨이 편의점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측은 고객서비스 증대와 점포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ATM기를 설치한 것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현금인출기는 ATM기와 CD기로 크게 나뉘는데 ATM기는 입출금이 가능해고 CD기는 출금만 가능하다.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ATM기를 설치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현금지급기 이용률이 ATM기가 CD기에 비해 일평균 30%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무조건 경영주 이익을 낮춘다가 아니라 이용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이익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혹시 점주들에게 강요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시 ATM기를 설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곳이 롯데피에스넷이었고, ATM기를 선호해서 설치했다. 점주 몰래한 것이 아니다”라며 애매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수수료 부분에 대해서는 “2013년 당시에는 60원 정도 였으나 현재는 시상시세에 맞춰 경쟁사 수준인 90~100원 정도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코리아세븐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신동빈 회장이 그룹 내 대표적인 부실기업인 롯데기공과 롯데피에스넷을 살리기 위한 부당행위 아니냐는 의혹이 솔솔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의 코리아세븐과 롯데기공, 롯데피에스넷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신 회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신동빈 회장이 개인주주로서 최대인 9.5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주(4.10%), 신영자(2.47%), 신유미(1.40%) 등 총수 일가 4남매의 지분이 17.52%에 이른다.

롯데기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그해 629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881억원에 부채비율이 5366%로 그룹 내 대표적인 부실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롯데기공은 2009년 2월 환경·건설사업부문을 롯데건설에, 같은 해 4월에는 나머지 사업부문을 롯데알루미늄에 흡수합병시키며 생존했다.

눈여겨볼 부문은 롯데알루미늄의 지분 구조에 있다.

롯데알루미늄의 최대 주주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로 있는 L투자회사로 34.92%를, 광윤사가 22.84로 2대 주주다. 광윤사는 신동빈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장악한 업체다.

따라서 롯데알루미늄은 롯데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있어서 핵심기업인 것이다.

롯데기공은 롯데알루미늄으로 흡수된 후 재무상태가 2009년 10억원, 2010년 34억원, 2011년 1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코리아세븐 등 유통부문의 지원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본잠식에 빠진 롯데피에스넷은 코리아세븐이 32.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닷컴이 각각 31.3%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코리아세븐과 롯데정보통신, 롯데닷컴 등 3개 회사는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수혈했으나, 여전히 영업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23억원, 2013년 32억원, 2014년 48억원의 손실을 봤다.

일각에서는 코리아세븐이 일감몰아주기를 하지 않았다면 더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그룹 내 부실기업 연명을 위한 부당지원) 그런게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쉽다. 관련이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 “공정위 조사 중이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법무법인 세광 측은 “코리아세븐이 ATM 설치와 관련한 롯데피에스넷과 계약하도록 한 행위는 끼워팔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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