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만리재역 추진, '나 몰라라'…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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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만리재역 추진, '나 몰라라'…뜨거운 감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22 16: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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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으로 예정됐던 타당성 조사 2018년으로...일정 변경 공지도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만리재는 지대가 높아 거주민들이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시사오늘

서울 공덕역 5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서울역으로 통하는 2.2km 길이의 도로가 있다. 조선 세종 때 문신 최만리(崔萬里)가 살았다고 해서 ‘만리재로’라는 이름이 붙은 길이다. 그런데 이곳이 6년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만리재역’ 신설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공원화하기로 한 데 따른 인근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신안산선 만리재역 신설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만리재로는 기점에서 종점까지의 거리가 먼 편은 아니지만, 지대가 높아 주민들의 통행 불편이 있고 인근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더딘 까닭에 지역민들은 만리재역 신설을 숙원 사업으로 꼽아왔다.

그러나 <시사오늘> 취재 결과, 만리재역 신설은 사실상 기약 없는 사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서울시는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2022년 개통예정인 신안산역에 만리재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타당성 조사를 발주하고 11월까지 결과물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 반경 1km 이내에 서울역, 숙대입구역, 공덕역, 애오개역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만리재 주민들이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 시사오늘

하지만 22일 서울시청에 문의한 결과, 만리재역 신설에 관한 타당성 조사는 2018년 국토부에서 시행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시 관계부처 공무원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5월까지는 10월에 타당성 조사를 발주할 예정이었지만, 5월 이후 수요증진방안 마련을 위해 각 부서와 협의한 결과 조사를 미루는 편이 낫다고 봤다”며 “계획 변경에 대한 공지는 따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5년 11월로 예정된 결과발표가 3년 이상 미뤄졌음에도 시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어서 그는 “2~3년 후에는 개발여건이 변동될 수 있으니 그때 (타당성 조사) 재수행을 국토부에 요구할 계획”이라면서 “서울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만리재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여기가 개발이 안 돼서 사람들이 안 들어오는 건데 2~3년 뒤에 다시 (타당성 조사를) 하면 뭐가 달라지나”라며 “그냥 안 만들겠다는 이야기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된 서울시와 기관 간 협의과정에서 만리재역이 신안산선 노선에서 제외되자, 2011년 3월 마포갑 강승규 전 의원과 중구 나경원 의원, 용산구 진영 의원이 주민 8천 명의 서명을 받아 국토부와 서울시에 청원서를 제출, 역사 신설을 요구했던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만리재역 반경 1km 이내에 서울역, 숙대입구역, 공덕역, 애오개역이 있고, 비용편익분석 결과도 0.57에 불과해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노후 주거지역인 만리재가 2~3년 만에 극적인 변화를 맞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3년 후 타당성 조사를 재수행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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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2016-05-24 13:57:45
만리재 인근 공덕동과 만리동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입주 및 건설되고 있으며, 용산쪽에 재개발이 진행되면 만리재역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입니다. 3년 뒤에라도 제대로 평가하고 시행되어야 합니다.. 만리재 고개 넘어가는게 너무 힘들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