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호남색' 빼기는 대권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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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호남색' 빼기는 대권 포석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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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배려와 전국 확장력…'아슬아슬' 줄타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텃밭민심과 전국 확장력을 두고 고심이 깊어진 모양새다. ⓒ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텃밭 민심과 전국 확장력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 생존을 위해 호남 지지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특정 지역에만 매달릴 경우 표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 대표의 이같은 고심은 지난 10일 당 사무총장 인선에서 표출됐다.

당초 당내 호남 의원들은 지역 민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전남 여수을 주승용 의원을 사무총장 후보로 밀었다. 주 의원은 앞서 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추대에 원내대표직 연임 의사를 포기한 바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 역시 이날 오전 인선에 앞서 "지난 선거에서 호남이 국민의당 승리에 기여한 점이 반영돼야 한다"면서 "야권에 있어서 호남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비호남 인사들이 중앙당 당직에 전면 배치됐다. 경기도 안산에 기반을 둔 김영환 의원이 사무총장직에, 인천 부평갑을 지역구로 둔 문병호 의원이 수석사무총장직에 중용됐다.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현역들은 현역으로서 할 수 있는 국회직 일에 집중하고, 가능하면 당직은 원외 인사들로 중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원외인사에 당직을 맡긴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인선은 호남 지역색 빼기로 풀이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호남 인선을 두고 논란이 번지자, "호남은 야당의 뿌리지만,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 없고 호남을 빼고 승리할 수도 없기 때문에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적 인선이었다는 의미다.

안철수 대표는 호남지역 현안에 있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삼성전자의 미래 자동차 전장사업을 광주에 유치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총선 더불어민주당의 삼성전자 전장사업 유치 공약을 두고 "5공식 발상"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입장 급선회에 당장 비판이 쏟아졌지만, 해명에 나선 것은 안철수 대표가 아닌, 박지원 원내대표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자체장이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나서 유치하겠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면서 "지금은 윤장현 광주시장이 협력을 요구해 우리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철수 대표가 지역 현안문제에 전면으로 나서지 않는 데는 호남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선가도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천성권 광주대 교수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가 지역색을 빼는 것은 대선을 앞둔 이미지 관리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래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의 2인자로 호남을 달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안 대표의 행보는 예상됐던 것이지만, 호남 의원들이 지역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지지율 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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