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쏟아지는 부정부패 의혹…"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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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쏟아지는 부정부패 의혹…"개선 시급"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9.27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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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비위 논란에 용역계약 특혜까지…공사 운영 효율성도 떨어져
국회 환노위, "성일환, 공기업 수장으로서의 태도 보이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국공항공사를 둘러싼 각종 부정부패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성일환 사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더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임종성, "직원 비리 속출…공사, 사전 감지 전혀 못해"
공항 보안검색 용역계약서 특정업체 특혜 의혹도 나와

▲ 한국공항공사 직원의 비위 내용과 처벌 내용. 자료출처: 한국공항공사 ⓒ 임종성 의원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최근 2~3년 간 직원들의 비리가 연이어 발생했다. EOD팀 직원들은 조직적으로 훈련물품 구매비를 사적 유용했다. 또한 납품업자에게 금품을 수수하고 보안검색 X-Ray장비를 부정 납품 받아 해당 직원이 직위해제된 사건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일부 직원이 외화 밀반출 일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이를 도우다 적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직원들의 비리가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년 동안 진행됐음에도 한국공항공사가 내부적으로 전혀 감지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사 조직 전반에 업무태만·기강해이가 만연해 비위 감시·적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는 게 임 의원의 지적이다.

또한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100억 원대 공항 보안검색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사배점기준을 일부 업체에 유리하게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찰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임 의원이 이날 공개한 '한국공항공사 입찰 관계서류'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동등이상 용역'을 행한 업체의 경우에는 A등급일 때 35점 만점을 획득할 수 있게 했지만, '유사용역'을 행한 업체의 경우 A등급을 받더라도 최고 10.5점의 점수밖에 받을 수 없도록 용역계약 심사기준을 정했다. 최고점이 무려 24.5점이나 차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측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전문보안검색업체의 배점을 높게 산정한 것이라는 명분을 든다. 하지만 조달청에서는 5억 원 이상 시설분야 용역을 계약할 때 '동등이상 용역'과 '유사용역' 업체의 최대 최고점 차이가 7점밖에 나지 않음을 감안하면, 한국공항공사가 심사배점기준을 과도하게 설정해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임 의원은 "유사용역 실적만을 가진 업체가 24.5점의 불이익을 받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한 기준"이라며 "한국공항공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점수 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규백, "효율성 떨어지는 공사 운영"
자금운용조직 확충 문제·골프장 건설 명분 부족

▲ 한국공항공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정치권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 한국공항공사 CI

한국공항공사가 효율적인 공사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2015년 기준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유동자산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를 전담조직이 아닌 내부 재무회계부서에서 담당토록 했다. 자금운용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권고는 한국공항공사 자금운용방향을 결정하는 자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이미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공사 측에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에도 한국공항공사는 전담인력 확충, 전담조직 신설 등 개선이나 보완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게 안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공항공사가 중규모 기금 수준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여러 사업 등에 투입될 재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자금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또한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인근 부지에 골프장 건설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공사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6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골프장 건설 필요성으로 "항공이 이착륙 안전·소음완충 녹지 확보"를 든 바 있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과 소음완충의 연계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한국공항공사는 '소음완충'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사업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공항공사가 해당 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데 있다. 국방부 등 관계당국과의 행정협의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시행자와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행정협의가 지연돼 착공이 미뤄지면서, 사업시행자와의 협약서상 김포공항 인근 골프장 건설 종료 기간은 단 10여개 월밖에 남지 않은 실정이라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명분을 내세우고, 관련기관과 행정협의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 일각, "성일환 리더십 문제 크다"

▲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 성 사장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나와, 적절치 못한 답변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 뉴시스

이 같은 질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회 일각에서는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책임론도 대두된다. 성 사장의 부족한 리더십이 본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성 사장은 의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성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환노위에서는 김포공항 내 성추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한국공항공사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공사의 반인권적 언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성 사장은 "성추행은 개인적인 문제여서 공사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고,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공기업 사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답변이었다는 게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회 보좌진들의 주된 반응이다.

국회 환노위 소속 야권 의원의 한 보좌관은 이날 국감을 마친 뒤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성 사장이 한국공항공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출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위의 한 핵심 관계자도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성 사장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공사 운영이 아니라 정계진출 등 다른 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눈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국공항공사 측은 "성일환 사장은 직원 자율을 중시하는 원활한 소통으로 공사 임직원, 관계기관, 이해관계자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본지를 통해 표명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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