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인터뷰-충남①] 이인제 “도민들 민생악화에 분노…남북관계는 바람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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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터뷰-충남①] 이인제 “도민들 민생악화에 분노…남북관계는 바람에 불과”
  • 충남=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5.1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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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이인제가 올드보이? 트럼프에 비하면 아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충남=김병묵 기자)

6‧13 지방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선거들에 비해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는 평이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시사오늘>은 격전지르포 그 첫 번째로 충청남도를 찾아갔다. 현 시점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를 찾아 12~13일 이틀간 밀착취재와 동행인터뷰를 했다.<편집자 주>

▲ <시사오늘>은 격전지르포 그 첫 번째로 충청남도를 찾아갔다. 현 시점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를 찾아 12~13일 이틀간 밀착취재와 동행인터뷰를 했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12일 충청남도엔 비가 내렸다. 이날 11시에 예정된 자유한국당 이상욱 아산시장 후보의 개소식을 앞두고 차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개소식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상욱 시장후보가 정신없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잠깐의 여유를 틈타 질문을 던졌다.

-이인제 후보가 공천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잘 된 일이지요. 충청이 낸 큰 인물 중 한 사람 아닙니까.”

▲ 시민을 내려주고 지나치던 택시의 창문이 내려가더니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인제 씨 아니십니까?”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는 택시 안쪽을 향해서도 파이팅을 한 번 외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시사오늘

곧바로 들이닥친 방문객들로 인해 질문을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 곧이어 1층에 한국당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우산을 쓰고 건물로 향하던 사람 몇이 악수를 청했다. 한 시민을 내려주고 지나치던 택시의 창문이 내려가더니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인제 씨 아니십니까?” 이 후보는 택시 안쪽을 향해서도 파이팅을 한 번 외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소에 도착해서도 이 후보는 방문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자리로 향했다. 한 시민은 이 후보가 명함을 건네자 “명함을 뭘 줘. 충청도에서 이인제 얼굴을 누가 몰라”라고 웃으며 대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도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축사에서 “이상욱 후보야말로 아산의 발전을 위해 능력과 경험, 철학과 소신을 갖춘 유일한 후보입니다. 우리 당의 보배”라고 이상욱 후보를 치켜세우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후보는 “아산 시민 여러분이 민주당을 찍지 말아야 할 이유가 최소한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 여당이 지금 기밀을 공개하라고 삼성을 죽이려고 합니다. 삼성이 무너지면 아산 경제가 흔들립니다”라면서 “아산시장은 이상욱, 충남지사는 이인제를 선택해 달라. 딱 이상욱 후보가 받은 표 만큼만 달라”고 호소했다.

▲ 자유한국당 이상욱 아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 ⓒ시사오늘

개소식을 구경하던 시민들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충남의 선거 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

“여당이 우세한 것 아닌가. 젊은 사람들이 여당을 좋아한다. 나라도 걱정, 젊은이들도 걱정이다.” (원모 씨·충남아산시)

-이인제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정도 나이(60대)들은 이 후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행정 경험도 있고, 머리도 좋고…”(박모 씨·충남아산시)

“김대중이 당에 한번 다녀와서 그렇지, 사람 자체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대통령도 해볼 만한 사람이다. 저 나이꺼정(까지) 정치하면서 감옥도 한 번 안 가고, 그 흔한 수사도 안 받지 않았나, 아마.” (강모 씨·70대, 충남아산시)

이와 관련해 개소식이 끝나자마자 이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 정치경력 내내 전과(前科)가 없다.

“하하, 이게 원래는 정치인들에겐 당연한 것이어야 하는데…늘 스스로 경계하고, 도덕적으로 긴장해왔다. 흠이 없도록 노력하면서 정치를 해 왔다. 그 이상의 비결은 있을 수 없다.”

개소식이 끝나고 이 후보는 논산으로 이동했다. 모교인 논산중학교 총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굵게 쏟아지던 빗줄기는 논산에 도착하자 그쳤다. 그래도 오전에 내렸던 비 탓에 체육대회는 체육관 안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아산에서 이동에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입구 접수처에 앉아있는 한 참석자에게 슬쩍 물어봤다.

-이 후보가 평소에도 동문회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요.

“예. 신경 많이 씁니다. 꼬박꼬박 챙기는 편이지요.”

▲ 기자가 ‘이렇게 잠깐 있다 가시는데 오셨냐’고 묻자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는 “그럼, (논산중학교는) 내 모교인데. 잠깐이라도 안 왔다 가면 어떡하나”라고 웃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사오늘

이 후보는 체육관 자리를 돌면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준비된 출장부페로 자리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행사 사회자가 이 후보를 무대위로 불러냈다. “선거법 때문에 다른 말은 못하겠고, 노래 한 곡 부르겠습니다.” 이 후보는 <머나먼 고향>을 불렀고, 객석에선 박수와 앙코르 요청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학교 밖으로 나와 지나던 한 중년의 시민에게 이 후보에 대해 질문했다.

-이인제 후보가 충남지사에 나오는 것에 대해서 논산에선 어떤 반응인지요.

“나이도 있고 하니까 고향에서 일하고 정치 끝내려고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국회의원 할 때도 그렇고 못하지 않았습니다. 아깝지요. 예전에 대통령도 할 뻔 했는데, 한 번을 못 참아서…”

시민은 이 후보가 15대 대통령선거에 나왔을 때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지난 총선에서는 낙선하지 않았나요.

“안희정 지사도 논산출신입니다. 그래서 저번엔 표가 갈렸어요. 김종민 의원이 아주 안희정 오른팔이고.”

노래를 마친 이 의원은 바로 행사장을 나섰다. 다음 일정은 천안시청 앞, 박상돈 천안시장 후보의 개소식 참석이었다. 기자가 ‘이렇게 잠깐 있다 가시는데 오셨냐’고 묻자 이 후보는 “그럼, 내 모교인데. 잠깐이라도 안 왔다 가면 어떡하나”라고 웃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2시. 천안은 다시 빗방울이 굵어진 상태였다. 박 후보의 개소식 역시 성황을 이뤘다. 이 후보는 “박상돈 시장 시대가 열린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다해서 박 후보의 꿈, 천안시민의 꿈을 확실하게 2배 이상 현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단상에 올랐다. 이 전 총리는 “이인제가 어떤 사람인가, 왜 이인제를 충남지사를 만들어야 하는지는 오늘 말고 조만간 이인제 개소식에서 말하겠다”고 찬조연설을 시작했다. “이인제도 급해요. 충남지사 4년 확실하게 성공시켜 놓고 한 번 더 해 볼라는 거요. 이인제가 어떤 사람입니까. 얼마 전 당선된 말레이시아 93세 총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하면 이인제는 애기(아기)에요 애기.”라고 덧붙였다. 좌중에선 웃음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개소식이 끝난 뒤 이 후보에게 이 전 총리의 해당 발언에 대해 질문해봤다.

-아까 이 전 총리가 대권 이야기를 했습니다. 충청대망론은 살아있는 건가요?

“재밌었지만 그건 실없는 소리지. 그리고 전 원래 대망론이니, 맹주론이니 이런 용어는 좋아하지 않아요. 정치인은 일꾼이고, 선거는 일꾼을 뽑는 거니까.”

▲ “쌓아온 경험과 경륜 역량을 고향발전을 위해 다 쏟아 붓고 봉사, 헌신하겠다는 생각이 제 전부입니다. 진심입니다. 꼭 좀 잘 도민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시사오늘

천안시장 개소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이 후보는 당진으로 이동했다. 오성환 당진시장 후보 개소식도 이날 오후 4시였다. 이동시간 막간을 이용해서 계속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천 후에 직접 내려와 보니 민심이 어떤 것 같습니까.

“민심의 바닥은 굉장히 따듯하고 우호적입니다. 그리고 민생악화에 대한 분노가 많이 끓어오르고 있어요. 현 정부 들어서 실업도 최악이고, 경기체감지수도 최악이고, 기업활동도 위축되고, 많은 지표들이 좋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몸으로 느낍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생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좌우할 거라고 봐요."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등으로 지지율이 상당히 높은데요.

“남북관계같은 외교 이슈는 하나의 바람에 불과합니다. 선거를 좌우하는 변수는 못 될 것 같습니다.”

-충남의 남서부는 야세가 좀 센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북동부는 여권 성향을 띕니다. 공략 방안이 있습니까.

“북부는 산업화·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곳입니다. 그래서 성격이 수도권과 비슷한 감이 있죠.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도 강하고, 상당 사실 야성(野性)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우리 자유한국당이 야당 아닙니까. 앞으로 한국당이 새로운 대안을 추구하는 그런 야당이라는 걸 인식시켜드리고, 또 지금 멈춰있는 북부 충남의 성장세에 다시 불을 붙이면 많은 지지가 회복될 겁니다. 더 인구도 늘어나고,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이런 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 틀림없이 유권자들도 알아주리라 믿어요.”

-경제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있나요.

“충남비전 135는 제가 오랫동안 구상해 온 겁니다. 충남에 맞게 세밀한 부분까지 조정해놨습니다. 2030년까지 지역 GDP 10만 달러 및 인구 300만 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을 목표합니다. 경제는 결국 일자리로, 또 복지로 이어집니다.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곧 복지가 살아나는 길입니다.”

-충남이 이인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충남은 새로운 도약이 필요합니다. 침체를 벗어나서 도약하는 충남이 필요하고, 거기에 맞는 리더십 도지사가 정말 필요한 순간입니다. 제겐 그걸 뒷받침할 경험과 경륜, 역량이 많이 축적돼 있습니다. 열정도 충분합니다. 제가 40대에 노동부장관을 하고, 경기도지사를 하고 대선에 도전했습니다. 지금 전 그 때와 똑같은 열정이 있습니다. 아마 충남도민들께서, 어떤 미래의 희망을 향해 다시 도약하고 싶으시다면 저를 선택해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상대 후보에 비해 강점이 있다면요.

“비전이 있고 거기서 목표가 세워지고, 정책과 전략이 동원되는 것이 도정입니다. 사실 국회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일을 만들어서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하던 일과는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당진에 도착한 이 후보는 이번엔 당진의 현안으로 축사의 마무리를 맺었다. 웅성거리던 개소식 참석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이 진행될수록 점점 집중하면서 조용히 집중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당진의 땅 300만평, 평택이 분쟁지역 만들어서 가져가는 동안 전임 도지사는 뭐 했습니까. 자고 있었습니까. 이인제가 도지사가 되면 꼭 되찾아오겠습니다.”라고 말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 당진에 도착한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는 이번엔 당진의 현안으로 축사의 마무리를 맺었다. ⓒ시사오늘

-각 개소식마다 지역의 현안을 축사에 넣는 것 같습니다.

“충남은 넓고, 지역마다 또 다 다르죠. 당연히 특성을 잘 파악해서 맞춤형 공약을 내세워야 합니다. 축사 준비 정도로 놀라서야…하하.”

이 후보의 일정은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 후보의 체력에 대해 물었다.

-다들 그렇겠지만 상당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시는 것 같습니다.

“건강관리는 자신있습니다. 별게 있는건 아니고, 잘 먹고 잘 자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또 항상 미래 비전을 꿈꾸면서 생활하면 스트레스를 안 받아요. 긍정적 사고, 미래를 향한 지향, 요 두 가지가 스트레스를 항상 해소시켜 준달까.”

이 후보는 당진에서의 일정을 ‘공약수표발행’으로 마무리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당진 버스터미널에서 앞서 축사에서도 언급했던 당진항 인근 공유 수면 매립지 귀속 문제에 관해 당진땅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방문했다.

▲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는 당진에서의 일정을 ‘공약수표발행’으로 마무리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당진 버스터미널에서 앞서 축사에서도 언급했던 당진항 인근 공유 수면 매립지 귀속 문제에 관해 당진땅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방문했다.ⓒ시사오늘

아직 마지막으로 일정이 하나 남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떠나면서 기자에게 마지막 호소를 남기고 차에 올랐다.

“쌓아온 경험과 경륜 역량을 고향발전을 위해 다 쏟아 붓고 봉사, 헌신하겠다는 생각이 제 전부입니다. 진심입니다. 꼭 좀 잘 도민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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