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졌지만 이긴’ 오세훈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국당 전대, ‘졌지만 이긴’ 오세훈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3.04 19:4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론조사서 黃 앞서…중도 확장 가능성 어필 성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대의 최대 수혜자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꼽는다. ⓒ시사오늘 김승종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황교안 신임 당대표 탄생으로 마무리됐다. 황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5만8713표를 기록, 득표율 50.0%로 임기 2년의 한국당 당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대의 최대 수혜자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꼽는다. 선거 과정에서 극우 보수와 거리를 두는 행보로 ‘개혁 보수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를 큰 격차(吳 50.2% 黃 37.7%)로 따돌리며 ‘확장성’을 과시하는 데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서 ‘개혁 보수’ 입지 공고화

이번 전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 전 시장에게는 ‘개인의 이익만 앞세운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었다. 당 지도부 반대를 무릅쓰고 무상급식 투표에 시장직을 걸면서 ‘보수 궤멸’의 단초를 제공하고, 제20대 총선을 앞두고는 평소 호형호제(呼兄呼弟)할 정도로 인연이 깊은 박진 전 의원과 얼굴을 붉히면서까지 서울 종로 출마를 강행해 낙선하는 등 ‘자기 정치’에 매몰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이번 전대를 앞두고 한국당에 복당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친박(親朴)은 물론 비박(非朴)에게까지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연말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은 ‘영리하게 처신한다’는 이미지는 있지만 ‘당을 위해 행동한다’는 이미지는 전혀 없다”며 “지금 상태로는 절대 대권을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2·27 전대를 거치는 동안, 오 전 시장의 이미지는 180도 바뀌었다. ‘태극기부대의 아이돌’ 김진태 의원은 물론 황교안 대표마저도 당의 우경화(右傾化) 바람에 편승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으로, 오 전 시장은 야유와 욕설을 온몸으로 맞아가면서도 ‘개혁 보수’를 부르짖었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법적·정치적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5·18 망언’에 대해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국회 합의로 이뤄낸 역사적 사실”이라며 “특정 지역의 당세가 약하다고 짓밟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처신”이라고 선을 그었다. 눈앞의 한 표를 위해 당심(黨心)을 좇기보다는, 일반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발언으로 ‘개혁 보수의 아이콘’ 입지를 다진 것이다.

실제로 2월 27일 전대장에서 만난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오 전 시장이 완전히 개혁 보수를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며 “오 전 시장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야유 속에서 개혁 보수를 외치는 모습이 무슨 민주화 투사 같지 않느냐. 저런 그림은 억지로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가 없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오 전 시장이 만들어낸 ‘개혁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는 그에게 ‘여론조사 1위’라는 열매를 안겨줬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선거 결과로 ‘확장성 있는 후보’ 이미지 구축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오 전 시장이 만들어낸 ‘개혁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는 그에게 ‘여론조사 1위’라는 열매를 안겨줬다. 이번 전대에서 오 전 시장은 일반여론조사에서 과반인 50.2%를 획득하며 37.7%에 그친 황 대표를 12.5%포인트 차로 앞섰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계속된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외침에 국민이 반응한 셈이다.

일반여론조사에서 얻은 50.2%의 득표율은 오 전 시장에게 적잖은 의미가 있다. 오 전 시장이 황 대표보다도 ‘중도 확장’에 적합한 후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결국 ‘외연 확장’이 제1과제라고 보면, 황 대표보다 12.5%포인트나 높은 여론조사 득표율은 오 전 시장에게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이 ‘한국당 내 대권 후보 0순위’로 뛰어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만약 2020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대선에서는 중도 확장이 가능한 후보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고, 그 경우 당대표 선거에서 ‘확장성 있는 후보’ 이미지를 구축한 오 전 시장에게 시선이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4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도 “솔직히 우리도 오 전 시장이 이정도로 (여론조사에서) 이길 줄은 몰랐다”면서 “확실히 오 전 시장이 중도보수 쪽에 어필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일단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오 전 시장은 성공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여전히 오 전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는 점에는 이론(異論)이 없다. 앞선 관계자는 “한편으로는 당내에서 세력이 없고 반감이 크다는 사실도 입증된 것이니, 아직은 유력 대권 후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일단 (내년 총선에서) 추미애 전 대표에게 이기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지면 대선은 날아가는 것이니 오 전 시장이 대권 후보가 되느냐 마느냐는 내년 총선이 끝나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치도사 2019-03-05 09:10:01
오세훈은 가짜 개혁보수. 진짜 개혁보수는 원희룡. 그의 등판만이 위기에 빠진 보수를 구할 수 있음.

천사친구 2019-03-04 23:20:48
오세훈후보님 힘내세요 당을위해 국민을 위한 정당을 만들어 주십시요 소신을 굽히지 마소서
국민이 잘사는나라를 부디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일본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초심을 잃지말고
뜻하시는 일 이루시고 그 큰뜻이 국민들에게 돌아갈수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길에 온힘을 던지세요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국민만 생각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