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갈매기살과 피로연의 뜻
[語文 단상] 갈매기살과 피로연의 뜻
  • 김웅식 논설위원
  • 승인 2019.12.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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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논설위원)

피로연은 ‘披露宴’이라는 한자에서 비롯된 낱말로, 나른함을 뜻하는 피로(疲勞)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피로(披=알리다, 露=드러내다)는 ‘널리 알림’을 뜻합니다. 다시 말하면 혼인이나 출생, 출판기념회와 같이 좋은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베푸는 연회를 피로연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커뮤니티
피로연은 ‘披露宴’이라는 한자에서 비롯된 낱말로, 나른함을 뜻하는 피로(疲勞)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피로(披=알리다, 露=드러내다)는 ‘널리 알림’을 뜻합니다. 다시 말하면 혼인이나 출생, 출판기념회와 같이 좋은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베푸는 연회를 피로연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식당에서 즐겨 구워 먹는 갈매기살은 날짐승 갈매기의 고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돼지의 횡격막을 이루고 있는 살을 말합니다. 그것을 갈매기살이라 일컫게 된 경위는 이러합니다. 

원래 형태는 ‘가로막+살’이었는데, 먼저 두 낱말의 경계에 ‘이’가 첨가돼 ‘가로막이+살’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첨가된 ‘이’가 앞의 ‘아’에 영향을 미쳐 ‘가로맥이살’→ ‘가로매기살’이 된 것이죠. 마지막으로 ‘가로’의 ‘오’가 탈락해 갈매기살이 된 것입니다. 낱말이 변하는 과정 속에서 ‘갈매기’라는 형태가 나온 것이지, 원래 날짐승 갈매기와는 관련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요즘 결혼식장에 가보면 예전과는 다르게 주례 없이 예식을 치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다음에 음식 대접을 하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그 음식 대접을 흔히 피로연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 피로연을 ‘하객들이 식에 참석하느라고 피로했을 테니 그것에 보답하기 위해 벌이는 연회’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로연은 ‘披露宴’이라는 한자에서 비롯된 낱말로, 나른함을 뜻하는 피로(疲勞)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피로(披=알리다, 露=드러내다)는 ‘널리 알림’을 뜻하죠. 다시 말하면 혼인이나 출생, 출판기념회와 같이 좋은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베푸는 연회를 피로연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출판 기념회 피로연을 베풀다’라는 말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말이 틀릴 수 있음을 다음의 예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바지가 몸에 딱 맞다.’ ‘자기 말만 맞다고 한다.’ 이 예문들은 흔히 쓰는 표현인데,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맞다’는 동사입니다. 따라서 앞의 문장은 ‘바지가 몸에 딱 맞는다.’ ‘자기 말만 맞는다고 한다.’로 써야 합니다. 

대중은 ‘맞는다고 한다’보다는 ‘맞다고 한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씁니다. 마치 ‘맞다’를 형용사처럼 쓰는 것이죠. 동사, 형용사는 그 성질이 종종 변하기도 해서 어느 한 품사로 규정하기가 곤란한 경우도 생깁니다. ‘맞다’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바지가 몸에 딱 맞다’ ‘자기 말만 맞다고 한다’가 잘못된 표현이지만, 앞으로 이런 예들은 새롭게 기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참고: 허철구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이 있다>, 리의도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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