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 실적 악화 속 수년째 가격인상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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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 실적 악화 속 수년째 가격인상 ‘눈총’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1.0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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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엔제리너스 2~3년 연속 줄인상
매출 감소·적자 확대…“소비자에게 부담 전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용산구 롯데지알에스 본사 뉴시스
서울 용산구 롯데지알에스 본사 ⓒ뉴시스

롯데지알에스(GRS)가 연이은 실적 부진 속 자사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주요 메뉴 가격을 수년째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수익성 악화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가격인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수익 개선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일제히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지속적인 임차료·인건비 상승과 각종 원자재 가격 등 제반 경비 증가에 따른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리아는 3년 연속 가격 인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전체 운영 제품 중 버거와 디저트 등을 포함한 26종(버거류 13종, 디저트류 6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5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불고기와 새우버거는 3800원에서 3900원으로 100원, 디저트류 롱치즈스틱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인상했으며 평균 인상률은 2.0%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일부 제품 가격을 2.2% 인상했다.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올랐다. 지난 2017년 연말에도 불고기버거를 3400원에서 3500원으로 100원, 새우버거를 3400원에서 3600원으로 200원 각각 인상한 바 있다.

엔제리너스는 2년째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018년 12월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를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테를 4600원에서 4800원으로 각각 2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일부 음료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 3일부터 엔제린스노우와 싱글오리진 커피를 포함한 일부 29종(엔제린스노우 8종, 커피류 8종, 티&음료 13종) 판매 가격이 평균 0.7% 올랐다. 이에 따라 아메리치노는 5100원에서 5200원으로,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 5000원에서 5200원으로, ‘로얄 캐모마일티’ 4900원에서 5100원으로 인상됐다.

특히 엔제리너스는 최근 비슷한 가격대의 주요 커피전문점 가운데 유일하게 가격을 올렸다. 엔제리너스와 함께 가격 인상에 나선 곳은 지난 2018년 12월 아메리카노 등 커피류를 400~500원 가량 인상한 이디야커피뿐이다. 하지만 이디야커피도 현재 당시 가격을 유지 중이며 인상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1위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7월 커피 가격을 평균 2.1% 인상한 뒤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일찍이 4100원이라는 고가격 정책을 펼치긴 했지만 6년째 가격을 동결하면서도 매출, 영업익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디저트류의 가격을 평균 5% 가량 올렸지만 아메리카노는 지난 2012년부터 4100원으로 동결 중이다. 

업계에서는 롯데GRS의 버거·커피 ‘쌍끌이 인상’이 현재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GRS 매출은 연결 기준 지난 △2016년 1조1249억8018만원 △2017년 8581억4669만원 △2018년 8309억71만원으로 감소 추세다. 2017년 150억7116만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2018년 271억8610만원으로 적자 폭은 더 커졌다. 

최근 외식업계가 불황 속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가 거듭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경쟁도 심화하면서 롯데GRS 주력 브랜드인 외식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 악화 부담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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