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품은 현대百면세점, 본격 날개 펼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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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품은 현대百면세점, 본격 날개 펼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3.1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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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이어 공항면세점까지…바잉파워 확보
코로나19 등 악재 속 ‘승자의 저주’ 우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권희정 기자
현대백화점 면세점 무역센터점 ⓒ권희정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에 처음으로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통 큰 투자를 이어가면서 백화점에 이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면세점을 키우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면세시장 침체와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에 제대로 된 날갯짓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제1터미널(T1) 제4기 면세점사업권 선정 종합평가 결과 현대백화점이 DF7 사업권(패션·기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DF7 구역은 4개 대기업 사업자가 맞붙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친 곳이었다. 호텔신라는 DF3 사업권(주류·담배·포장식품), 호텔롯데는 DF4(주류·담배) 사업권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DF7 사업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는 기존 사업자들보다 과감한 입찰가를 써낸 게 유효했다고 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발을 내딛기 위해 고가의 입찰가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에 입성하면서 기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과 함께 ‘빅4’ 업체로 자리매김을 하고 나아가 기존 ‘빅3’ 구도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기존 시내면세점에 이어 공항 면세점까지 손에 넣으면서 면세시장의 경쟁력인 규모의 경제 실현과 바잉파워(Buying Power)를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2조6000억원을 올리면서 세계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 1호점을 열고 지난달에는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하면서 그 자리에 2호점을 오픈했다. 강남에 위치한 1호점에 더해 기존 면세시장의 큰손인 보따리상의 주요 활동 지역인 강북권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1·2호점 점포 연계를 통해 입지적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새로운 면세산업 벨트를 형성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아직 운영 초기인 데다 지난해 7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까지 이어지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8년 임대료 부담에 인천국제공항 T1 사업권 3개를 반납하기도 했다. 입찰전 승리를 위해 높은 임대료를 써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악화되면서 발을 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면세업계도 찬바람이 부는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2월(2조2847억원)보다 2600억원(11.3%) 감소했으며 지난달 매출은 이보다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 특성상 최근 상황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사업 확장에도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입찰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으로 공항 면세점에 진출하며 볼륨을 확대한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며 “2월 오픈한 두타점은 올해 코로나19 영향은 불가피하겠으나 8000억원 수준의 매출 규모가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새 사업자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새 사업자는 관세청에서 특허 심사 승인을 받아 오는 9월부터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유찰된 DF2 구역과 DF6 구역은 조만간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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