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당 해산’ 주장 김세연…“공천 망친 장본인의 남 탓”
[정치텔링] ‘당 해산’ 주장 김세연…“공천 망친 장본인의 남 탓”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4.2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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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요인으로 공천 문제 잇따라 지목돼
공관위원의 당 해산 주장이 불편한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관련
공천 평가와 김세연 해산 발언에 관심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요인으로 공천 문제가 적지 않게 지목되고 있다. 읽각에서는 20대 총선보다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요인으로 공천 문제가 적지 않게 지목되고 있다. 읽각에서는 20대 총선보다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1.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요인


제21대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대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지역구 84석, 비례정당(미래한국당) 19석으로 도합 103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지역구 163석, 비례정당(더불어시민당) 17석으로 총 18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비하면, 눈에 띄는 초라한 성적입니다. 간신히 개헌 저지선을 지키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참패의 요인은 무엇일까요. 투표 당일 서울 강남갑의 태구민(태영호 전 영국 북한 주재 공사) 후보 선거 캠프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현장에는 태 후보를 지지해온 지역 주민들도 꽤 있었습니다. 개표 상황을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고 싶어 왔다고들 했습니다.  태 후보는 당선 윤곽이 확실했지만 미래통합당은 패색이 완연할 때였습니다. 한 주민에게 다가갔습니다. 미래통합당의 패배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첫째는 공천 실패, 둘째는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어. 잘 될 리가 있어?”

70대로 보이는 강남 주민 이문영(남) 씨가 꼽은 것들입니다.

이번엔 맨 끝줄에 앉아있는 주민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강남도 많이 변했어요.”  “막대기만 꽂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삼선이면 어떻고 사선이면 어때? 일 잘하면 되는데….”

“낙하산에 초짜에…. 생뚱맞은 공천이 어디 한둘이야? 아무나 데려와도 이긴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거잖아.”
 
- 태영호 후보도 전략공천인데요, 어떻게 지지하게 된 건가요?

“처음엔 우리도 못 미더웠지. 우려스러웠어요. 그런데 본인이 먼저 주민들에게 다가와 믿음을 보여줬어요.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열심히 하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마음을 열고 응원하게 된 거지.”

미래통합당 문제에 대해 추가적으로 이런 말도 나왔습니다.

“통합이 안 되잖아요. 황교안 때문이다, 아니다 이런 문제가 아니야. 다들 머리만 되려고 그래. 몸통도 없고 팔다리도 없는 꼴이야.”

역삼동에 산다는 50대 주부 이경희, 허순임 씨에게서 들은 말들입니다.

여러 평들이 나왔지만 공통적으로 미래통합당의 공천을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또 이는 당 안팎에서 지목하는 패배 요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공천 문제냐는 지적에) 사람들이 다 안다.”- 16일 국회 기자회견 중-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 “공천이 많이 문제가 있었다.”-16일 YTN라디오 <출발새아침>중-
주호영 의원 “공천 난맥상과 후유증, 막바지에 벌어진 아름답지 못한 내 사람 심기 공천 등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 16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중-
홍준표 전 대표 “가장 큰 패배 요인은 막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중-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전략 부재를 드러낸 공천 문제가 컸다. 대권주자들을 살리는 공천을 하지 못했고, ‘맞춤형’ 공천도 하지 못했다. 컷오프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2016년 공천 파동보다 못한 최악의 공천이라 생각한다.” -  17일자 <중앙일보>인터뷰 중 -
 

미래통합당 해산에 목소리를 높여온 김세연 전 공관위원도 당 공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들려오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해산에 목소리를 높여온 김세연 전 공관위원도 당 공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들려오고 있다. ⓒ뉴시스

 

2. 당 해산 주장과 책임론


한결같이 공천 문제를 꼬집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총선은 패했고 통합당은 당 재건을 놓고 고심 중에 있습니다.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으로 지도부가 물러나 새로 꾸려야 할 과제도 눈앞에 놓여 있습니다. 앞서 투표 당일 밤 황교안 당시 대표는 당을 비롯해 종로 선거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사임을 표한 바 있습니다. 지도부가 공백 상태를 맞은 가운데 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 등을 놓고 고심 중에 있습니다. 비대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는 갑론을박하며 다시 또 내홍으로 접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이때 통합당 해산 카드가 한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져 왔습니다. 김세연 전 공천관리위원이 지난 18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은 유권자에게 멸종 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당을 해산하는 건 아직도 유효한 처방”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당 해산 요구는 총선 전에도 김 전 위원이 주장해온 얘기입니다. 지난해 겨울 여의도연구원장일 당시 김 전 위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어 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에 대해 “존립 자체가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 라며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 해체 발언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공관위원 자리에 있던 정치인이 할 말은 아니라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혹평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통화에서 “김세연 공관위원은 김형오 공관위원장 사퇴를 촉발시킨 친문 논란의 김미균 강남병 후보자 공천 등에 관여한 인물”이라며 “당을 망치고 공천을 망친 장본인 중 한 명이면서 남 탓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천위원으로서 잘못된 공천의 책임을 지고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19일 통화에서 “지역구에서는 통합당이 참패했지만 비례 정당 득표율 순위로 치면 박빙의 근소한 차이로 1위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통합당 실패의 요인이 공천에 있음을 방증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인제‧홍준표‧김태호 등 대권주자급 중진들을 컷오프 한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 정국의 특수한 현실을 고려치 못한 무분별 자객 공천으로 지역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 19 정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은 ‘마스크 총선’이라 할 만큼 후보자들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선거였다.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감이 높은 후보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통합당 공관위는 전략 부재의 자객 공천에만 치중해 선거를 그르쳤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 등 바람몰이를 위한 나름의 의중이 있었겠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하거나 후보자 강점을 살리지 못한 주먹구구식 막천에 지나지 않았다.”

부산 영도를 준비 중인 이언주 의원을 부산 남구을에, 인천 부평에 나갔으면 당선됐을 가능성이 높은 문병호 전 의원은 영등포갑에, 김영환 전 장관은 별 연고 없는 경기 고양에, 민주 재야의 원로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는 비례대표가 아닌 김해을에, 김용태 전 의원을 뒤늦게 구로을에 출마시킨 것 등이 적합했을까 의문이라는 것.

정 평론가는 “악조건임에도 김영환 등 후보들은 오히려 잘 싸워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문제는 명색이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으면서 마스크 총선에 대한 전략 수정 등을 발 빠르게 내놓지 못한 공관위에 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통렬한 반성은 하지 못할망정 책임을 돌리려는 모습은 쇄신파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며 “스스로 전형적 웰빙 정치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습니다.

김 전 위원의 말뜻에는 일정 공감하나 당 해산이라는 대안에는 동의하지 못한다는 또 다른 전문가의 시각도 전해졌습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같은 날 통화에서 “김 전 위원은 통합당이 새누리당일 때부터 당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며 “당 해체 이야기는 (김 전 위원의)일관된 기조였다”는 말부터 전제했습니다.

이어 “당을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 의한 주장일 수 있으나 근본 쇄신의 길이 아닌 일시적 위기 모면의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정당사를 보면 신당 창당 형태가 위기 극복 수단으로써 번번이 반복돼 왔다”며 “상당히 잘못된 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 전 위원의 심정을 일부 모르는 것은 아니나 전통을 지키며 개선해 발전해가는 것이 옳은 쇄신의 방향일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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