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100일…결과는 ‘합격’ 과정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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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100일…결과는 ‘합격’ 과정은 ‘아쉬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9.03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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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이미지 쇄신했지만…당내 소통 없는 독선적 리더십 아쉬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성공적.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3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5 총선 참패로 침몰 직전까지 몰렸던 당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속도감 있는 개혁에 치중하다 보니, 의사 결정 구조가 ‘비민주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03석 거대 야당이 당내 의견 수렴 없이 김 위원장 개인의 판단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수가 없다”…몰락 직전 보수 구해내


한때 통합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자료=리얼미터 / 그래픽=뉴시스
한때 통합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자료=리얼미터 / 그래픽=뉴시스

김종인 비대위의 성과는 지지율에서 드러난다. 4·15 총선 직후 27.9%(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4월 20~22일 수행해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기준)까지 추락했던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한때 36.5%(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8월 10~12일 수행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기준)까지 치솟으며 더불어민주당(33.4%)을 추월하기도 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광복절 집회’ 유탄을 맞으면서 민주당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꾸준히 30%대 지지율을 유지하는 등 국민의힘을 민주당과 ‘해볼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당의 존폐에 대한 걱정까지 나왔던 100일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당의 이미지 쇄신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시각이 많다. 김 위원장은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간주됐던 ‘기본소득’을 정강·정책에 명시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는 등 소위 ‘극우보수’와 선을 긋는 행보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과 청년,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정당으로 변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꺼내들고 있다.

지난달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 관계자도 “보수가 몰락한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약을 정확하게 쓰고 있다”면서 “무서울 정도로 주어진 상황에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뭔지를 잘 알고, 그 상황에 딱 맞게 움직이고 있다. 천지개벽할 변화는 없지만 전혀 실수가 없이 완벽하게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지난달 2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당이 살 길로 잘 가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도 많이 개선됐다”“지금의 스탠스에 공감하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에게 굉장히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소통이 없다”…독선적 리더십은 아쉬워


지지율을 끌어올린 김 위원장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러나 김 위원장 특유의 ‘독선적 리더십’은 한계로 꼽힌다. ‘짜르(러시아 절대군주)’라는 별명처럼, ‘민주성’보다는 ‘효율성’에 방점을 찍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개인플레이’가 너무 지나치다는 푸념도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100일은 변화를 위한 노력 속에 분명한 한계도 드러낸 100일이었다”면서 “독선적 리더십이 시간이 갈수록 고착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해진 의원도 같은 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역대 당대표들은 원외라도 의원총회에 나왔다. 의원들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고 당부를 의논하고 하는 의원총회는 실질적으로 일상 당무 운영기구기 때문”이라며 “거기에 우리 비대위원장은 잘 안 나오신다. 당내에서 소통하고 팀플레이를 하는 것도 우리 당이 구현해야 할 변화된 모습 중의 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또한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거기에 김 위원장의 공이 크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100석이 넘는 거대 정당인데, 100명 넘는 의원들이 전부 한 사람의 개인기만 쳐다보고 있는 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라는 건 생각하는 바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데, 강한 권력을 가진 한 사람이 나와서 ‘이쪽으로 가는 게 맞다. 다 이쪽으로 따라와라’라고 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며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건 이해하지만, 최소한 당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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