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범일2지구, 조합장 해임…“대형 건설사 관여 정황 포착돼”
좌천범일2지구, 조합장 해임…“대형 건설사 관여 정황 포착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16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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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조합장 해임 찬성표 걷고…SK건설, 조합장 해임 반대표 걷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 일대가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 ⓒ 네이버 지도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조합장 해임총회를 개최하고 기존 조합장을 해임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지에스건설), SK건설(에스케이건설) 등이 조합 업무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 일대가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 ⓒ 네이버 지도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 조합 조합장이 해임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합원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데다, 해임 과정에서 GS건설,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조합 업무에 관여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돼 사업 불투명성은 여전한 모양새다.

지난 14일 좌범2지구 조합은 부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A씨에 대한 해임 안건과 직무집행 정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500여 명 가운데 320명이 참석(서면결의서 포함)했다. 조합장 해임 안건은 찬성 306표, 직무집행 정지 안건은 찬성 307표를 받아 각각 가결됐다. 이에 앞서 조합장 A씨는 임시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이번 임시총회 발의·소집을 주도한 건 일부 조합 이사들과 조합원들로 구성된 '조합정상화방안회의'라는 조직이다. 이들은 A씨가 이끄는 조합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었으며, 지난달 30일 조합원 모임을 개최하고 A씨의 직무집행 정지와 해임을 결의했다. 이들이 조합장 해임총회를 소집하면서 제시한 해임 사유는 '사업 지연', '빠른 시공사 선정' 등이다.

좌범2지구는 최근 수개월 동안 조합 내부에서 여러 잡음이 발생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관련기사: 좌천범일통합2지구, SK건설 골프접대 의혹 등 논란에 사업 불투명성↑,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994, SK건설, 부산 좌천범일2지구서 퇴출?…골프접대 이어 ‘선거개입’ 의혹 연루,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030, 바람 잘 날 없는 좌천범일2지구, 이번엔 조합장 해임총회 개최,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984).

때문에 조합장 해임에 찬성한 조합원들은 이번 결정이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좌범2지구의 한 조합원은 "조합 임원진들의 다툼으로 주민들의 애환이 깊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A씨가 해임됐고, 이제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일만 남았다"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연초에 임원선거를 속히 진행하고, 바로 시공사선정를 위한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매축지 주민들끼리 서로 상처를 많이 줬다. 질질 시간을 끌면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이 현실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A씨를 포함한 기존 집행부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해임총회 직후 "이번 총회를 불법총회로 규정한다. 총회에서 결정된 모든 결과에 무효임을 확인하는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하고 그 적법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것이다. 조합장 해임을 위해 온갖 불법을 자행한 점이 상당히 증명되고 있다. 이 불의한 집단들에 마지막까지 저항하고 조합원 관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법과 절차를 지키며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상당 기간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GS건설, SK건설 등 사업 수주를 노리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이번 총회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도 사업 불투명성을 심화시키는 양상이다.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임시총회를 앞두고 GS건설 소속 직원과 OS요원(홍보대행)들은 조합 직원 또는 조합원으로 가장해 각 조합원 집을 방문해 조합장 해임 동의 서면결의서를 받아 대리 제출했다. 반대로 SK건설 소속 직원과 OS요원은 조합원으로부터 조합장 해임총회 철회서를 받아 대신 조합에 발송했다.

실제로 이번 총회를 주도한 한 조합 임원은 총회 직전 "(SK건설 관계자들이) 조합 직원이라 사칭하며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긴 조합원 명부를 들고 각 집을 방문해 서류를 받는 게 현장에서 적발됐다. 거짓이 탄로나자 A씨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직원이라고 한다. 직원들 숫자가 엄청나고, 인건비도 상당할 텐데 A씨가 고용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반면, A씨는 총회 직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비대위(조합정상화방안회의)는 조합 업무를 방해하기 위해 용역 60여 명을 동원해 사무실에 난입한 바 있다. 용역을 동원할 돈이 어디에서 났으며, 임시총회를 개최할 돈은 또 어디에서 났겠느냐. 이들의 배후에는 거대 건설사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조합원도 조합 카페에 글을 남기고 "GS건설에서 조합원들을 가가호호 방문해 서면결의서를 걷었다. 제출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으니, 즉각 증거보전 신청을 하고 총회의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GS건설과 SK건설 측은 모두 "해당 사업지에서 OS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이들이 조합원들로부터 서류를 받았다는 건 확인하기 어렵다. 지역에 파견된 사업팀이나 현지 대행사들의 업무를 일일이 관리·감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좌범2지구의 한 조합원은 "A씨를 비롯한 기존 집행부나 이번에 주도권을 잡은 임원들이나 전부 건설사를 하나씩 뒤에 두고 있다. 특히 GS건설이나 SK건설은 클린 수주라든지, 사회적 가치라든지 이런 걸 내세운 업체들이 아니냐. 왜 뒤에서 이런 작업들을 펼치면서 조합 업무에 개입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미 공정한 시공사 선정은 물건너간 것 같다. 오히려 건설사들 때문에 조합과 지역사회가 혼탁해져 사업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매축지마을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부산 동구 범일동 일원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0층, 총 175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5000억 원 규모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지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좌천범일2지구가 아닌 해운대 우동1 도시환경정비사업에 집중할 계획으로 젼해진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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