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김종인의 불신…안철수와 단일화는 가능할까
[시사텔링] 김종인의 불신…안철수와 단일화는 가능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1.12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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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치력 의심하는 김종인…단일화 진통 클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는 생각보다 큰 진통을 앓을 전망이다. ⓒ시사오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는 생각보다 큰 진통을 앓을 전망이다. ⓒ시사오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를 자처하며 보수진영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자, 김 위원장이 ‘3자 구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견제에 나선 건데요. 이러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같은 예상의 배경에는 안 대표에 대한 김 위원장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있습니다. 과거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정치적 멘토(mentor)’로 불렸지만,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결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정치를 하려면 먼저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고 안 대표를 설득했지만, 안 대표는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데 왜 하라고 하느냐’라고 하더라”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김 위원장은 “도대체 이 양반이 정치를 아느냐고 생각해서 말을 이어가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이후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습니다. 2017년 대선 막판 김 위원장이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안 대표의 제안을 수락하면서였는데요. 하지만 당시 대선에서 안 대표는 과정과 결과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이른바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들어가면서 3위에 그친 겁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정치력에 ‘완벽한 불신’을 갖게 됐다는 게 정치권에서 나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최근 쏟아내는 발언을 보면, ‘잠재적 동지’에 대한 공세 치고는 다소 과한 느낌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9일 “안 대표도 인생에서 기회가 있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는데, 생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니 서울시장을 거치지 않고 대선행에 욕심을 냈다.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렸다. 정치는 기회 포착을 제대로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혹평했습니다.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그 양반은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도대체가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 생각의 바탕에는 여전히 안 대표가 ‘정치를 모른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김 위원장이 ‘3자 대결’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안 대표에 대한 개인적 평가와는 별개로, 그가 가진 지지율과 3자 구도의 위험성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남은 시간 동안 안 대표를 이길 수 있는 ‘강한 후보’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보면, 단일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당내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종합했을 때, 아직까지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정치력을 의심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을 떠나,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워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최선을 다해 당내에서 후보를 만들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단일화’를 추진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김 위원장이 오세훈 전 시장의 ‘조건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격노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거죠.

2017년 재결합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내가 안 후보 욕도 많이 했는데 정치란 게 그런가보다”라면서 웃었습니다. 이렇듯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김 위원장이죠. 그러나 ‘정치 9단’인 그가 ‘승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어쩌면 국민의힘과 안 대표 간 단일화는 생각보다 큰 진통을 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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