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부자 감세’ 논란의 ‘법인세’ 역사②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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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부자 감세’ 논란의 ‘법인세’ 역사② [옛날신문보기]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2.11.30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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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
보수는 물론, 진보도 법인세 인하 계속
정권 성향으로 법인세 향방 판단 미지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채리 기자)

한국에는 선거철마다 ‘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떠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수는 친기업적인 감세 정책으로 ‘기업의 숨통’을 트여주고 투자가 증가해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논리다. 정말 정당 성향에 따라 세금 정책에 확연하게 다른 방향을 보였을까? ‘친기업 정책’의 지표가 되는 법인세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사진은 서울의 한강 일대 전경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기자
한국에는 선거철마다 ‘보수는 경제, 진보는 복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떠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수는 친기업적인 감세 정책으로 ‘기업의 숨통’을 트여주고 투자가 증가해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논리다. 정말 정당 성향에 따라 세금 정책에 확연하게 다른 방향을 보였을까? ‘친기업 정책’의 지표가 되는 법인세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사진은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이다.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기자)

주식시장에서 속설처럼 내려오는, ‘보수는 감세, 진보는 증세’ 방정식이 성립하는지 미국 역대 정권의 사례를 먼저 살펴봤다.

살펴본 결과, 공화당 집권 때‘만’ 법인세 인하가 이뤄진다고 단언할 수 없다. 진보 정당 역시 법인세 ‘대폭 인하’ 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공화당이 집권할 때, 법인세 인하 기조가 민주당보다 뚜렷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어땠을까.

 

전두환, 대대적 체계 개편…고소득층 법인세 집중 인하


1980년대 법인세율은 1981년, 1982년, 1983년, 1989년 모두 네 번의 변화가 있었다. ... 1983년에도 법인세율 체계에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5천만 원 이하의 경우 22%에서 20%로, 5천만 원 이상의 경우 38%에서 30%로 대폭 인하하였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노태우, 법인세율 상향 조정


1990년에는 기준 과세표준을 8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조정하면서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구분을 없애고 높은 세율을 30%에서 34%로 상향 조정하였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김영삼, 일반과 공공 단일 기준…법인세 인하 기조


1993년에는 1억 원 이하는 20%에서 18%로, 1억 원 이상은 34%에서 32%로 인하한 반면 공공법인의 경우 3억 원 이하의 구간에 대해 17%에서 18%로 인상했다.

1994년에도 법인세율의 인하가 지속되었는데 1억 원 이상의 구간에 대해 32%의 세율을 30%로 또 다시 인하했다. 또한 공공법인에 적용되는 기준 과세표준의 규모도 일반법인과 동일하게 1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1990년대 마지막 법인세율 개편이 있었던 1997년에는 일반법인과 공공법인의 세율 격차를 없애고 동일한 기준과세표준과 세율이 적용되도록 단일화됐다. 즉, 모든 법인에 1억 원 이하는 16%, 1억 원 이상은 28%가 적용됐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이처럼 1990대에는 법인세 인하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는데 한국조세연구원은 ‘한국세제사’ 보고서에서 이를 당시의 국제적 추세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대중, 복지 정책 기조 속 법인세는 인하


2001년에는 1억 원 이하는 16%에서 15%로, 1억 원 이상은 28%에서 27%로 각 구간 1%p씩 세율 인하가 있었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한국조세연구원은 ‘한국세제사’ 보고서에서 2001년의 세율 변화에 대해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제상의 장애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상시적 기업구조조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비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2003년에는 벤처 기업의 M&A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볼 수 있다.

 

노무현, 기업성장 촉진 위해 법인세 인하


2005년에도 다시 한 번 법인세율이 인하돼, 1억 원 이하는 13%, 1억 원 이상은 25%가 되었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에 대기업의 타 법인 출자에 대한 규제, 소비성서비스업에 대한 차별 폐지 등 규제적 성격이 있는 기업과세제도가 정비됐다고 밝힌다. 또한 2006년에는 중소기업이 사업 전환 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3년간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50%를 감면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의 규제 해제와 지원이 이뤄졌다.

 

이명박, 법인세 인하 기조 유지…3단계 세율체계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세법개정을 통해 과표 기준 1억 원을 2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과표 구간별로 법인세를 3~5포인트 인하했다.

2015년 2월 12일자 <조선비즈> [세제 바로잡기]② 법인세 MB前 수준으로 vs 투자위축

2012년에는 2억 원 이하의 구간은 (법인세) 10%를 유지하였고 2억 원 초과 법인에 대해서는 22%를 20%로 인하했고, 200억 초과 법인에 대해서는 22%를 적용하는 새로운 구간을 신설했다. 이는 그동안 2단계의 법인세율 체계를 유지하던 우리의 법인세제가 3단계 세율체계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한국조세연구원(2012). <한국세제사>

 

박근혜, 여야 법인세 대립…변화는 없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 상속세 인하를 사실상 약속하고 법인세 감세 기조를 유지할 의향을 밝혔다.

2013년 1월 9일자 <오마이뉴스> 박근혜 ‘법인세 감세 유지, 기업 상속세 인하’

박근혜 정부 때는 임기 말 야당의 법인세 인상 시도가 있었지만, ‘최순실 게이트’ 등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세율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최고세율 인상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인세와 관련해 야 3당은 공통으로 이명박 정부 때 내린 최고세율을 22%에서 원래 수준으로 복귀하자는 입장이다.

2016년 11월 27일자 <연합뉴스> ‘야당의 역습’...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 법인세 인상?

 

문재인, 감세 기조 깨고 3%p ‘큰 걸음’ 인상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5일 국회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정부안을 통과시켰다.

2017년 12월 21자 <한겨레> 레이건·부시도 ‘초대형 감세’했지만 투자·고용 효과 없었다

 

윤석열, ‘애니띵 벗 문’…MB시절 법인세로


윤석열 정부는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경제운용 기조를 공개했다. ... 우선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인 22%로 내리기로 했다.

2022년 6월 16일자 <경향신문> 법인세 최고세율 22%로 인하...1주택자 공시가격 14억부터 종부세 부과

 

한국 역시 ‘진보는 증세, 보수는 감세’ 공식이 성립하진 않았다. 김영삼 정부 때는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김대중 정부 때는 ‘벤처 붐’에, 노무현 정부 때는 대기업․중소기업 촉진을 위해 법인세 감세를 선택했다. 또 노태우 정권 때는 법인세를 인상하기도 했다.

물론 보수 정권일 경우, ‘법인세 인하 추진’이 공통적인 정책 추진 기조이기는 하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실제 의결돼 추진한 법인세 정책을 살펴본 결과,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으로 법인세 정책 향방을 확언하기는 어렵다. 전 정부의 재정 정책으로 인한 상황, 국제적인 흐름, 당시의 경기나 시대적 상황 등 정치 성향보다는 여러 이유가 합쳐져 복합적으로 법인세에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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