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추천에 ‘KB부코핀 투자실패’ 카드 꺼내…毒 될까 得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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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추천에 ‘KB부코핀 투자실패’ 카드 꺼내…毒 될까 得 될까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1.30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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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여섯 번째 도전…해외사업 전문가 추천
노조 “KB부코핀發 해외사업 순이익 적자 우려”
“노동자 이익만 대변? 악의적인 프레임” 비판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30일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KB금융 노조협의회 소속 노조원들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관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가 또 한 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나선다. 앞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고배를 마신 노조협의회(이하 노조)는 올해가 벌써 여섯 번째 도전이다.

30일 노조는 KB국민은행 신관 정문 앞에서 ‘정관 개정 및 사외이사후보 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그동안 KB금융 이사회는 단 1주의 주식만 보유하더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허울 좋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앞세워 ‘자신들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법과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당한 법적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계속해서 부정해왔다”면서 “그 결과 전문성이나 독립성이 결여된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선출됨에 따라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는 KB금융이 특정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부코핀은행의 누적적자를 사실상 해외투자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제안(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해외사업 순이익 규모 중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KB부코핀의 누적적자로 같은해 4분기는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 해외사업 순이익은 신한은행 3091억 원, 우리은행 2130억 원, 하나은행 807억 원, KB국민은행 274억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임경종 전(前) 수은인니금융(PT KOEXIM MANDIRI FINANCE) 대표이사다.

이에 노조는 “해외사업 특히 인도네시아 지역에 탁월한 전문성과 식견, 풍부한 경험을 갖췄으면서도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사외이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임 후보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간 근무했으며 해외투자금융부, 연불수출금융부, 리스크관리부 및 투자금융실에서 사업 금융 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등 해외사업과 리스크관리에 탁월한 전문성과 식견,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선임될 경우 금융그룹 전체 이익보다는 노동자 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잇따라 부결(1건 자진철회)된 것도 이 같은 시선과 노사 갈등을 우려한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류제강 KB금융노조협의회 의장은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정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주주와 금융소비자를 위해 복무하는 올바른 금융회사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령에 근거한 합리적인 주주제안이 과거와 같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할 지 모른다’는 악의적인 프레임과 ‘단지 이사회가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산되지 않도록 시민사회 등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그룹 측은 주주제안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노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 결여 주장에 대해서도 “주요 이사회 내 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주요한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사외이사 후보풀도 현재 7개 분야 130명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대표이사 선임 규정(정관)에 낙하산 인사를 방지 조항을 신설하는 주주제안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공개한 정관 개정안을 보면 ‘최근 5년 이내에 청와대, 행정부, 사법부,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을 합산해 1년 이상인 자는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이 추가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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