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바이오항공유 시장…사업성은 아직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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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바이오항공유 시장…사업성은 아직 ‘물음표’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6.2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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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SAF 도입 의무화 잇따라…정유업계, 공급망·인프라 준비
업계 “아직 시장상황 살피는 단계…국내 정책, 제도 중요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 에어프랑스
정유업계가 바이오 항공유 시장 진출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지만, 사업 본격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에어프랑스

최근 정유업계가 바이오항공유 시장 진출을 잇따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아직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고, 제도 정비가 더 필요한 만큼, 사업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생산전망 2050년 4490억 톤…정유4사 바이오항공유 시장 주목


글로벌 바이오 항공유 시장은 최근 각국의 탈탄소 정책에 따라 빠른 성장이 점쳐지는 시장이다.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화석 자원 외에 곡물, 해조류, 동식물성 유지 등 유기물(바이오매스)을 원료로 생산한 항공유를 뜻한다.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최대 80%까지 낮아 지속가능한 항공유라는 뜻에서 SAF(Sustainable Aviation Fuels)로도 불린다.

2021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65%를 바이오 항공유를 통해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 항공유 생산량은 2025년 80억 톤에서 2050년에는 4490억 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U는 오는 2025년부터 바이오 항공유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고, 혼합율은 2025년 2%에서 2050년 70%까지 높이는 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도 바이오 항공유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2022년엔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식물자원 활용 연료)사업 로드맵을 제시하고 오는 2024년 이후 시행하는 2단계 사업으로 식물성 유지를 활용한 바이오 항공유 생산을 꼽기도 했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친환경 바이오사업 추진에 나선다. 인도네시아 소재 바이오디젤 공장을 시작으로,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제품을 수입해 국내외 항공사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에쓰오일 역시 2021년 삼성물산과 바이오 항공유 등 에너지 신사업 분야 협력 협약을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CLX)에 올해 내 바이오 항공유 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발생 아직, 국내는 기반 제도 미비…“아직은 시장, 정책 살피는 단계”


다만,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시장에 당장 뛰어들기엔 아직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원가가 높은 데다, 수요가 충분히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익성도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각국의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현재 글로벌 항공사들의 바이오 항공유 도입 계획은 미미한 수준이다. 에어프랑스와 KLM 그룹은 오는 2036년까지 바이오항공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혼합 비중 목표는 3%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역시 바이오 항공유 공급망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프랑스의 바이오 항공유 혼합 사용 의무화에 따라 파리 노선 기체에 바이오 항공유를 1% 혼합해 급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전체 노선 도입율은 1% 미만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오는 2025년 EU가 도입을 의무화하는 시점부터야 드러나기 사업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기반 제도가 마련되는 단계여서 로드맵을 그리기에 이른 시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미국재료시험협회(ASTM)를 통해 상용화 가능한 바이오 항공유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해 세액공제도 시행한다.

EU는 △폐기물 △폐식용유 △농업 및 임업 잔류물 등은 바이오 항공유의 원료로 인정하고, △팜유 부산물 △식량작물류 등은 인정하지 않는 등 지속가능성에 따라 인정 기준을 추가로 정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로드맵, 제도 기반, 인센티브 등에 대한 논의를 막 시작한 단계다.

정부는 실증사업 등을 거쳐 오는 2026년 바이오항공유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센티브, 인프라, 필요 제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유사 참여 민관협의체를 꾸리기도 했다.

다만, 2023년~2024년 시행 예정인 바이오 항공유 실증사업을 제외하면, 아직 공개된 논의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자체 품질 기준도 현재 정유사의 국내 생산 시기에 맞춰 향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제도적 지원도 더딘 실정이다. 지난 4월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바이오항공유를 석유사업법상 대체원료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바이오항공유 진흥 2법(석유사업법 개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항공유는 수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항사가 국내 공항을 통해 급유하는 방식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은 국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아직 본격적으로 공장을 짓기 시작하는 단계가 아닌 만큼, 시장 상황이나 정책을 보면서 사업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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