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가격 인하에도 점점 비싸지는 ‘비행기 표’…이유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항공유 가격 인하에도 점점 비싸지는 ‘비행기 표’…이유는?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7.19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환경 항공유,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 최대 80% 감소
EU, SAF 의무 사용에 이어 혼합 비율 2050년까지 ‘63%’ 목표
KLM, SAF 1% 혼합에 거리·좌석별로 2~24유로 ‘할증료 부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EU의 SAF 의무 도입에 따라 항공료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 픽사베이
EU의 SAF 의무 도입에 따라 항공료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 픽사베이

항공유 가격이 30%가량 낮아져 항공권 값 부담을 덜어주리란 기대감이 치솟는다. 다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권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각 항공사들이 탄소 절감을 위해 채택할 ‘친환경 항공유’(이하 SAF)의 가격 부담마저 가중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월부터 SAF를 투입한 항공기의 시범 운항을 본격화한다. 친환경 항공유를 사용하면 기존 항공유에 비해 배출되는 탄소량을 최대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SAF는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폐기물 등으로 만들어지는 바이오연료로, 아직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않아 일반 항공유 대비 비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S&P에 따르면 SAF 가격은 일반 항공유 대비 2021년에는 평균 3.6배, 2022년에는 2.5배, 현재는 약 2.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해를 거듭할 수록 가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항공 업계가 비싼 값에도 기존 항공유 대신 SAF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5년 SAF 사용을 의무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U 발 노선을 오가는 항공편은 SAF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U는 SAF 의무 혼합 비율을 오는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27%, 2050년 63%로 상향한다는 입장이다.

SAF 의무화에 대비해 대한항공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와 SAF 제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에너지가 생산한 SAF는 제주~청주 노선에 적용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8차 한불클럽·불한클럽 공동 회의석상에서 “국내선 노선에 SAF를 급유하는 실험을 한 결과 기존 화석 연료 대비 비용이 8배가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2 대한항공 ESG 보고서’를 통해 SAF 혼합 의무화 규제 도입 시 운항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KLM 네덜란드 항공은 지난 5월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 비율을 1%로 늘리고, 비행 거리와 좌석 등급에 따라 2~24유로의 할증료를 부가했다. 한화 2840원에서 3만4089원에 달하는 금액이 올랐다.

앞서 언급한 내용과 1% 혼합 비율 대비 가격 상승률을 볼 때, 63%까지 혼합 비율을 맞춰야 하는 2050년에는 탑승객들이 부담해야 할 ‘유류할증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된다. 당장 2025년부터 지속적인 항공권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SAF 사용이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보이면서도, 기존 항공유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데이브 칼훈 보잉 CEO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SAF 사용이 확대되면 탄소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결코 기존의 항공유 가격과 동일해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캠벨 에너지 애스팩트 에너지 전환 연구 책임자도 “SAF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진작에 시행했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SAF 상용화를 통해 가격이 안정된다면 좋겠지만, 당장 2025년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비용 문제에도 탄소 감축을 위한 SAF 사용은 피할수 없다”며 “국내 항공 산업 역시 탄소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또한 “항공 업계에서 SAF 사용은 정해진 수순이다. 그렇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적응하려고 한다”며 “다만 유류할증료의 가격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답하기엔 아직 이르다. 비용적인 측면에 있어 초기 단계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