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갈등 계속…쿠팡·CJ제일제당, 독자노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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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갈등 계속…쿠팡·CJ제일제당, 독자노선 강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7.17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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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 없이도 잘돼”…쿠팡, 즉석밥 할인전
CJ제일제당, 컬리·신세계와 연합전선 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 이미지] 쿠팡, 즉석식품 반값특가…즉석밥 100원에 판다
쿠팡 즉석밥 100원 판매 행사 포스터 ⓒ사진 제공=쿠팡

쿠팡과 CJ제일제당이 즉석밥 시장에서 각자만의 공략법으로 격전에 나선다. 앞서 즉석밥 ‘햇반’의 납품가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두 회사는 서로를 제외한 업체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17일 하루 ‘즉석식품 반값특가’ 행사를 열면서, 핵심 제품을 즉석밥으로 소개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하림 The미식’의 백미밥·귀리쌀밥·오곡밥 세트를 100원에 한정수량 판매하는 ‘즉석밥 100원 딜’ 코너가 대표적이다.

하림 The미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소중견 제조사의 즉석밥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올가(풀무원)·테이스틴(종근당건강)·그로서리 서울(이그니스) 등 제조사들이 만든 현미·찰보리흑미·병아리콩 곤약밥 등의 즉석밥 제품이 대상이다.

쿠팡 관계자는 “높은 밥상 물가에 고민이 많은 고객들을 위해 초특가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식품 기획전을 확대해 고객 혜택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햇반을 제외한 즉석밥 행사를 통해 ‘햇반 없이도 즉석밥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미 쿠팡은 지난달에도 CJ제일제당이 빠지면서 되레 중소업체들의 상품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올해 1~5월의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성장했다는 게 골자다.

당시 쿠팡은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무수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전례 없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컬리 단독 상품 ‘햇반 골든퀸쌀밥’ ⓒ컬리 홈페이지 캡처

이에 맞서 CJ제일제당은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와 폭넓은 협업을 벌이고 있다. 통상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수 있으나, 지난해 말부터 쿠팡에 햇반 공급을 중단한 상태여서 새로운 연합전선 구축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표적으로는 신세계 유통 3사인 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주요 가정간편식(HMR) 제품인 만두, 국물요리, 밀키트와 ESG 카테고리인 비건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4분기 내 혁신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오는 하반기 출시 준비 중인 주요 신제품들은 이마트,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 플랫폼에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와는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햇반 골든퀸쌀밥’ 상품을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열린 컬리의 첫 오프라인 축제 ‘2023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 햇반 골든퀸쌀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는 지난 3월 양 사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 협약(JBP)의 일환이다. 협업을 통해 양 사는 앞으로도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공식품, HMR 등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상품 기획 단계부터 컬리 상품기획자(MD)가 참여해 컬리 자체상품(PB) ‘컬리 온리’ 단독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한다.

11번가에서는 LG전자와 함께 협업 프로모션 ‘LG X CJ 맛나다’를 진행한다. 지난 5월에 이어 7월 15일부터 21일까지 두 번째 행사가 진행 중이다. 행사에서는 LG전자와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 각 11개씩을 선정해 높은 할인 혜택과 함께 판매하는 ‘스페셜딜’을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스팸, 왕교자 등 상품 35종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이에 대해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양사간 틀어졌던 납품가 관련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업계는 두 회사 간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와 유통사 간의 납품가 갈등은 반복돼왔지만,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경우 모두 각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인 만큼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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