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탁월했던 토요타 하이랜더…감칠맛 못 낸 옵션은 아쉬워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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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탁월했던 토요타 하이랜더…감칠맛 못 낸 옵션은 아쉬워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8.07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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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토요타 3번째 전동화 신차 ‘하이랜더’…패밀리카 외연 확대 의지 읽혀
공간성·승차감에 우수한 연비까지 ‘삼박자’…기대 걸맞는 ‘믿는 구석’ 확실
비좁은 3열에 무선충전 등 사용성 떨어져…입맛 맞췄지만, 사로잡는 맛 부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7월 26일 하이랜더 출시 행사에서 포토 세션이 진행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요타 브랜드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 전동화 신차를 내놨다. 특히 3번째 신차인 '하이랜더'는 토요타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3열 준대형 SUV 모델이기에 눈길을 끈다. 시에나로 미니밴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3열 SUV 시장까지 진출했음은 패밀리카 시장에서 외연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믿는 구석도 분명하다. 공간성과 편안한 승차감, 연료 효율성을 내걸었다.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TNGA-K 플랫폼에 2.5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으니, 앞선 세가지 키워드를 충족시키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글로벌 최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단 점도 소비자들의 기대감에 한 몫한다.

기자는 지난달 26일 경기 파주출판단지에서 인천 영종도를 오가는 구간에서 직접 하이랜더를 몰아봤다. 눈높은 국내 고객들의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패밀리카의 역할을 해내기에 충분한지 여부도 꼼꼼히 살폈다.

지난 7월 26일 시승한 하이랜더의 외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선 전체적인 외관 분위기는 점잖다. 익숙한 편안함도 느껴진다. 뛰어나게 세련되거나, 강렬하진 않지만 오히려 튀지 않고 과하지 않은 게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패밀리 룩을 적용한 프론트 그릴과 와이드한 차체에 저중심을 강조한 하체 등은 패밀리 SUV 이미지에 알맞다.

내부는 점잖게 꾸미고 싶었으나, 트렌드를 쫓기 위해 타협한 흔적이 엿보인다. 우드 느낌의 마감재와 플로팅 타입 센터 디스플레이의 겉도는 조합이 그렇다. 사용자 편의와 인포테인먼트를 고려한 기술은 확실히 이전 대비 진보했다는 평가로 이어지기 충분해 보인다. 다만 고풍스러운 노멀한 인테리어와 디자인 조화를 이루는 지만 놓고 보면 아쉽다할 수 있다.

내부 공간은 충분히 넉넉하다. 이 차가 3열 SUV를 강조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중 2열은 캡틴시트를 적용, 시에나 등의 미니밴 모델을 탔을때처럼 편안하고 안락하다. 3열은 어린 자녀들을 태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시트도 계단식으로 배치해 모든 탑승객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이다. 

물론 대형 차급의 플래그십 모델이 아니기에, 3열이 갖는 한계도 명확했다. 솔직히 따지면, 어린이를 태우기에도 다소 협소한 감이 있다. 계단식 시트가 적용됐다 하지만, 3열 탑승객의 다리 놓을 공간은 여전히 비좁다. 풀플랫이 가능하기에 3열을 탑승 용도가 아닌 적재 용도로 쓴다면 요긴하겠다. 넓은 트렁크 공간이 주는 이점은 차박 활용에도 유리하다.

하이랜더 3열 좌석의 모습. 2열 시트를 뒤로 최대한 빼놓은 탓도 있지만, 성인이 앉기에는 무리가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전반적인 승차감 역시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부드러운 거동을 이어가 편안함을 제공한다. 과속 방지턱을 지날때는 무르지 않게 제법 단단히 받쳐내는 느낌도 준다. 패밀리카라고 해도, 스포티한 SUV 성격에 더 초점을 맞춘 세팅처럼 보인다. 노면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 구동력을 배분하는 하이브리드 전용 E-Four시스템은 안정감있는 차세 확보를 도와 승차감 향상에 기여한다.

차량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진 강력한 힘과 효율성 강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2.5 자연흡기 엔진만으로도 188마력의 준수한 힘을 발휘하지만,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터 구동력이 더해져 시스템 총출력 246마력의 강력한 힘을 낸다. 초반 가속이 그리 빠릿하진 않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주행 내내 쥐어짜는 느낌없이 경쾌한 반응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연비 효율성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경기 파주에서 인천 영종도를 오갈때, 편도 기준 각각 13.8km/L, 14.0km/L의 실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 주행이 주를 이뤘기에 가감속을 계속 진행한 결과임에도, 공인연비 13.8km/L과 같거나 소폭 상회하는 결과를 냈다. 에코 모드의 연비 운전을 지속했다면 15.0km/L 이상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물론 같은 날 시승에서 높은 연비를 달성한 기자들이 여럿 있었다.

하이랜더는 준대형 SUV 모델이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기자는 편도 기준 실연비 14.0km/L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 중에는 기본기보단 옵션 등 부수적인 측면에서의 단점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의 논슬립 기능 부재가 아쉬웠다. 무선 충전을 위해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제자리에 있질 못하고, 차량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미끄러졌다. 해당 충전 시스템 바닥 면이 고무 등이 아닌 매끈한 플라스틱 재질로 설계된 탓이다. 주행 내내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불편했다.

첨단 안전 사양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는 그 활용성이 다소 떨어졌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역할이 제한적이어서 불편했다. 경쟁 모델들의 경우 차선을 알아서 잡아주고, 차량을 차선 정가운데에 놓아주기까지 하지만, 하이랜더의 경우엔 그렇지 못했다. 차선을 벗어난 후에야 경고를 주거나 차량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개입해주는 정도였다. 사고 예방 기술임을 감안할때 당연할 수 있으나, 다른 메이커들 대비 개입 적극성 및 정확성이 떨어지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차선을 기민하게 잡아주지는 못해 아쉽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요타 하이랜더가 '일장일단' 모두 지닌 모델임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토요타 브랜드와 해당 모델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개선' 노력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시승 전 한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개선'이란 단어를 강조하며 "미디어와 고객 목소리를 참고해 이 다음의 개선을 이어간다. 타보고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번 시승기에 단점들도 나열해봤다. 입맛에 안맞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확 사로잡는 것도 아니다. 마냥 좋다고만 하기 어려웠다. 기자의 목소리가 주관적일 순 있으나, 고객의 시선에 가까울 수 있다. 토요타의 약속처럼, 다음 연식 변경을 통한 옵션 보강이나 4세대 페이스리프트 때에는 '개선'이 꼭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열 실내 인테리어 모습. 센터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편의성을 높인 부분이 눈에 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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