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무침 [이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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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무침 [이순자의 하루]
  • 이순자 자유기고가
  • 승인 2023.11.05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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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엄마, 주말에 갈 테니 굴 좀 무쳐주세요.”

언제 들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서 들려왔다.

“응, 알았어. 우리 아들.”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동네 마트에 굴을 사러 갔다.

싱싱한 굴이 한 근에 8000원이라고 했다.

굴을 열 근 샀다. 굴을 소금에 씻고 또 씻고 깨끗해질 때까지 여러번 씻었다.

그리고 굴을 바구니에 받쳐서 하룻밤 냉장실에다 겉물이 빠지도록 바쳐놔야 했다.

이튿날 보니 겉물이 쏙 빠지고 탱글탱글한 굴만 바구니 가득 담겨 있다.

싱싱한 파를 송송 썰고 마늘 다지고 간장·고춧가루·깨소금·참기름 넣고 무치니 참으로 맛있다.

아들은 주말에 집에 들렀고 갓 지은 밥에 싱싱한 굴무침과 반찬들과 밥을 차려주니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굴무침을 두통이나 싸줬다.

너무나 마음이 뿌듯했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혜택도 보지 못했지만 용감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고마울 뿐이다.

굴은 칼슘이 많아 뼈에 좋다니 내 사랑하는 아들의 뼈를 더욱 튼튼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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