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 [이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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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 [이순자의 하루]
  • 이순자 자유기고가
  • 승인 2023.11.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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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오랫동안 벼르고 별렀던 약식을 만들었다. 

너무나 오래간만에 만드니까 약식 만드는 과정이 서툴게 느껴졌다.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려가며 찜기에 찹쌀을 애벌 찌었고, 준비한 고명으로 밤·대추·건포도 등을 섞고 간장과 참기름도 골고루 섞어 두벌 째 찌었다. 

다 쪄진 약식을 대야에 쏟고 물을 담은 것으로 눌러놓았다.

우선 조금 약심을 덜어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찰밥이 약간 설익었다. 밤도 약간 설익었다. 그래도 맛있다. 

떡방앗간에서 사먹는 약식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맛있다. 역시 내손으로 해야 맛있다. 이튿날 아침에 눌러놓았던 약식을 칼로 잘라서 통에 담았다. 두통이나 나왔다. 

회사에 가는 큰딸에게 간식으로 먹으라고 약식 두 쪽을 싸주었다. 이만하면 몇 달 동안은 약식이 생각날 때마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뿌듯하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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