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미련 [이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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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미련 [이순자의 하루]
  • 이순자 자유기고가
  • 승인 2023.1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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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언제 이렇게 추워졌을까? 밖에 나가보니 찬바람이 뼈 속을 파고들고 살을 에워왔다. 불과 9월 말일까지도 더워서 땀이 질질 흘렀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렇듯이 날씨가 추워진 것이다. 

가을은 어디 간 것일까? 10월 한 달 가을인가 싶었는데 단풍 구경도 하기 전에 벌써 찬바람 부는 가을이라니…. 가을이 너무나 짧다. 

가을이 너무나 아쉽다. 조금만 더 길게 늘려놨으면 싶다. 선선한 정취를 느끼며 낙엽이 깔린 오솔길을 사색에 취해 걸어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것은 올해의 이룰 수 없는 꿈이 돼 버렸다. 

가을의 끝자락은 어디 있나? 그 끝자락을 붙잡고 애원하고 싶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머물다 가라고…. 그러나 가을은 이미 가고 없다. 싸늘한 겨울의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뿐이다. 

이제 겨울은 얼마나 길고 지루하게 이어질 것인가? 11월‧12월‧1월‧2월, 아니 3월까지도 추울 수 있다. 정말 싫다. 가을을 앗아간 겨울이 싫다. 

나는 몸에 산후풍이 있어서 유독 겨울이 춥고 힘들다. 옷에 옷을 껴입으며 바들바들 겨울을 참아내야 한다. 가을이 그리울 뿐이다. 가을에 대한 미련이 짙게 남을 뿐이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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