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디젤 비켜 갔다’…수입 픽업트럭 시장에 무슨 일이?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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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디젤 비켜 갔다’…수입 픽업트럭 시장에 무슨 일이?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2.1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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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입 디젤 픽업 판매량 1008대…전년比 63.1% 증가
4세대 포드 레인저 신차효과 누려…디젤 특유 상품성도 한 몫
수입 가솔린 픽업은 기대 이하…올해는 콜로라도 신차로 반등
수입 픽업 시장, 가솔린·디젤 공존 속 가격·옵션 경쟁 격화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디젤 픽업트럭 판매량은 1008대로, 2022년 대비 63.1%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 가솔린 픽업 판매량이 30.2% 감소한 2438대를 기록한 것과는 딴판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탈디젤 바람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무풍지대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픽업트럭 시장이다. 디젤 픽업트럭은 험지 주행에서의 강력한 토크 발휘와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 등의 장점에 힘입어 나름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디젤 픽업트럭 판매량은 1008대로, 2022년 대비 63.1% 증가세를 보였다. 시판 중인 디젤 픽업트럭은 포드코리아의 레인저 랩터와 레인저 와일드트랙 2종이다. 이들 차종 모두 지난해 4세대 모델로의 완전변경을 통해 신차효과를 누리며 판매 확대를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디젤차 시장이 쇠퇴기를 겪고 있음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 픽업 내 디젤 판매 비중은 지난 2022년 15.0%에서 2023년 29.3%까지 급등했다. 친환경 트렌드에 반하긴 하지만, 수입 픽업트럭이 고객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건재함을 입증했단 평가다. 

이러한 디젤 픽업의 선전 배경에는 포드 레인저 차량의 신차효과와 함께 디젤 엔진 모델 특유의 상품성이 꼽힌다. 디젤 엔진 차량은 가솔린 엔진 차량보다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초기 구매가격이 높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연비 효율이 좋고, 연료값 자체도 가솔린보다 저렴해 유지 및 운영 상의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저RPM 구간에서부터 높은 토크를 발휘할 수 있어, 험지나 오프로드 주행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단 평가가 주를 이룬다.

2일 출시된 포드 레인저 랩터의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2023년 3월 출시된 포드 레인저 랩터의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에 부응하듯,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복합 연비는 10.1km/L,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05마력, 51kg.m로 파악된다. 랩터의 연비는 9.0km/L이며, 최고출력과 최대 토크는 210마력, 51kg.m을 발휘한다. 포드코리아 측은 "포드 레인저는 40여 년간 지속해 온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저만의 견고한 가치를 선사한다"고 부연했다.

포드는 레인저의 지난해 신차효과를 크게 실감하는 분위기다. 연 판매량은 국내 도입이 이뤄진 지난 2021년 이래 처음으로 1000대 고지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2021년 출시 첫해 985대 수준이던 레인저 판매량은 2022년 618대로 주춤했다가, 지난해 1008대로 다시 늘어났다.

국내에선 2021년 3세대 모델이 선보여진지 2년 만에 4세대 풀체인지가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차 출시 주기가 크게 단축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포드 레인저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올드한 미국 픽업의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12인치 대형 세로 터치스크린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첨단 사양 탑재가 그 예다.

반면, 가솔린 픽업트럭 판매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이룬다. 지난해 수입 가솔린 픽업 판매량은 2438대로, 2022년 대비 30.2% 감소했다. 가솔린 픽업의 판매 부진은 수입 픽업시장 전체의 위축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디젤과 가솔린을 모두 합한 수입 픽업 판매량은 3446대로, 2022년과 비교해 16.2% 줄었다.

가솔린 픽업트럭 시장을 이끌어 온 콜로라도의 판매세가 주춤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쉐보레 콜로라도 판매량은 2022년 2926대에서 지난해 1732대로 40.2% 감소했다. 지난해 한가족 프리미엄 브랜드인 GMC의 시에라가 437대 판매되며 호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콜로라도의 판매 낙폭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쟁자인 지프 브랜드의 글래디에이터도 1년 새 판매량이 566대에서 269대로 반토막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

2022년형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의 모습. ⓒ GM 한국사업장

물론 올해는 쉐보레 콜로라도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 출시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시장 내 새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을 높인다. 그간 주춤했던 수입 가솔린 픽업 시장의 판매 회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가솔린 엔진 단일 모델인 콜로라도의 신차 출시가 디젤 픽업 수요 증가를 견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 픽업 시장만큼은 일반 승용차 시장과 달리 디젤 수요가 굳건하다고 볼 수 있다"며 "픽업 시장이 하이브리드나 전기로 친환경 전환을 이룰 때까진 기존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수요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선 가격 경쟁력과 저만의 차별화된 상품성 및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짚어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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