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님께 드리는 편지 [까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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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님께 드리는 편지 [까칠뉴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3.0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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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1년 반 동안 실적 부진 지속
전시장 5곳 늘 동안 AS센터는 제자리
한국 시장·고객 위한 고찰, 반성 필요한 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이번 까칠뉴스는 편지 형식을 차용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6일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더 뉴 아우디 Q4 e-트론'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지난 2022년 9월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출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임현기 아우디 코리아 사장님께, 

임 사장님, 엊그제 취임하신 거 같은데 벌써 1년 반 가까운 시간이 빠르게 흘렀네요. 유명 수입차 브랜드인 아우디코리아의 첫 한국인 대표이자 첫 여성 대표를 맡아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감히 짐작키 어렵네요.

임 사장님께선 취임 당시 '언제나 고객들과 진정성있는 소통과 공감으로 아우디를 한국에서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히셨지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임 사장님 목표와 달리 아우디코리아의 실적은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이를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임 사장님 스스로도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울 것 같습니다.

판매 부진을 벗어나려면 원인으로 지목된 신차 부재와 물량 부족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 게 급선무일 것입니다. 하지만 내실을 더 다져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용기를 내 펜을 들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보다는 미리 고객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인프라 개선에 힘써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임현기 사장님 취임 초기인 지난 2022년 12월 당시의 아우디 코리아 서비스센터 개수는 39개였습니다. 1년이 훨씬 지난 올해 2월 기준으론 혹시 몇 개인지 아시나요.

네. 그대로 39개라고 합니다. 

고객 편의와 서비스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의미있는 척도인 서비스센터가 단 한 곳도 늘지 않은 것입니다. 지난해 1월 목포 서비스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같은 해 다른 한 곳이 소리 소문없이 문 닫으면서 센터 개수는 39개로 유지됐다고 합니다.

아우디 목포 서비스센터 전경
아우디 목포 서비스센터 전경 ⓒ 아우디코리아

차량 수리 처리능력을 센터 수가 아닌 워크베이 개수로 따져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서비스센터를 찾아갈 때 최우선적으로 집과 가까운 곳을 찾지, 워크베이가 많은 지까지는 거의 살피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고객 편의 및 접근성을 늘렸다 말하려면, 서비스센터가 많아져야 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전시장은 몇 개 늘었는지 아시나요. 신차 전시장은 37개에서 40개로, 인증중고차 전시장은 12개에서 14개로 늘었다고 하더군요. 서비스 네트워크는 그대로인데, 판매 접점만 총 5곳 늘었네요.

제가 아우디 차량을 보유한 차주였다면 썩 달가울 수 없을 것 같네요. 차량 판매를 늘려야 하는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서비스센터 확충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기존 충성 고객들마저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전국을 달리는 아우디 차량은 2022년 23만6298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공식 서비스센터 1곳당 6000대의 차량을 돌봐온 셈인데요. 2023년말 기준으론 해당 총 등록대수가 24만1391대로 1년새 5000대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를 감안하면 적어도 지난 한해 서비스센터 1곳 정도는 더 늘었어야 한다고 보여지네요.

아우디라는 브랜드가 한국에서 판매에만 매달릴 뿐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드라마에 차량 협찬을 했다는 소식이나 전시장을 리뉴얼했다는 소식들은 자주 들려오는 데 말이죠.

고객들 입장에선 편의 향상와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던 사장님의 취임 일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한국인 사장님이었기에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귀 기울여줄 거라 믿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어려울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조급한 마음에 지름길을 찾기보다 서비스 인프라 등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에서 고객 및 네트워크 직원들을 직접 만나고, '왜 아우디가 위기에 처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요. 고객들이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대우를 받길 원하는지 말이죠.

첫 한국인 사장인 임현기 사장님이 유의미한 성과없이 경질되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물론 저희가 모르는 노력들도 물밑에서 무수히 쏟고 있을 겁니다. 하루 빨리 전열을 가다듬어 판매 회복을 이루길 바랄 뿐입니다.

한국 고객들에게조차 욕먹는 대표가 아니라, 독일 본사에 당당히 목소리 낼 수 있는 한국인 사장님으로 남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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