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보다 무서운 ´김한길 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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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보다 무서운 ´김한길 봉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5.19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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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미래 예고…외부의 적보다 내부로부터 움트는 ´분열의 씨앗?´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당 분열의 씨앗은 '안철수 신당'이 아닌 '김한길 봉변'이 될 조짐이다.

19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신원불명의 남성이 행사장을 찾은 김 대표를 향해 "여기는 김한길이 올 자리가 아니다"고 소리쳤다. 이어 몇몇 추모객들이 김 대표 앞에서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원 불명 남성은 급기야 황급히 자리를 뜨려는 김 대표 앞으로 고구마 튀김이 담긴 봉지를 던지기까지 했다.

김 대표는 이미 한차례 봉변을 당한 바 있다. 지난 10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적을 당시에도 주변에 모여 든 추모객들로부터 "저리가라 XX놈아",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해 먹지 말라" 등의 욕설과 비난을 들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던 이력이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총선과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친노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한 그간의 행보 또한 다수 친노 지지자들의 미움을 사는 원인이 됐다는 의견도 많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촉발된 '김한길 봉변'이 민주당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5·4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당내 갈등이 어느정도 수습되는 듯했지만, 이번 봉변을 계기로 계파 정치 청산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를 여실히 증명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 자리에서 "계파도 세력도 없는 제가 당 대표로 선택된 것 자체가 민주당의 큰 변화를 상징한다"며 "우리들 가슴에 달린 친노니 비노, 주류니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들을 다 떼어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에 계파정치 청산을 위한 대탕평인사를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과 상관없이 이날의 '김한길 봉변'은 당내 화합을 이끌기에는 '김한길'도 역부족이라는 걸 거듭 확인해 준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민주당 분열을 알리는 복선과 다름없다는 일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이 점이 '안철수 신당'이라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이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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