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출현에 놀란 새누리당…'배수진'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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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출현에 놀란 새누리당…'배수진' 치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3.0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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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신당 창당 소식에…'중진 총 동원령'
선거 승패에 따라 朴 대통령 국정운영, '흔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 뉴시스

3월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가장 놀란 사람은 새누리당원들이 아니었을까. 둘이었던 상대가 하나로 합친다고 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정이었다.

야권이 연대를 하면 배분돼있던 야권 표가 합쳐진다는 단순한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당과 야당, 양자구도로 흘러가게 되면 필승 전략인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기 쉽다.

역사적으로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를 거머쥔 적이 드문 이유는 집권 여당에 대한 불만이 지방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양자 구도로 흘러가 '심판' 프레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통합신당이 여당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확실하다.

새누리당도 이를 감지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3일 JTBC <정관용 라이브>에 출연, "신당을 창당한다고 했을 때 가장 놀란 것은 우리(새누리당)다"라며 "이번 통합신당으로 인해 여당이 불리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중진 총동원령'을 내렸다"면서 "당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면 중진들도 그동안 우리 당에서의 어떤 역할도 많이 해 주셨지만, 이제는 헌신하고 희생하는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중진들이 지방선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때문에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모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중진 의원은 기본이고 장관에 공기업 사장까지, 새누리당은 곳곳에 필승카드를 배치했다.

대권 주자가 지방선거에…'중진 총 동원령'

새누리당은 '중진 총 동원령'을 살펴보면 화려하다. 서울시장부터 7선 정몽준 의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의원은 2일 백범김구동상 앞에서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정 의원은 대권을 노리고 있을 정도로 거물 급 인사다. 정 의원은 출사표를 던진 후 막강한 라이벌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슷한 지지율을 보여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인천시장으로 배치됐다. 유 장관은 4일 인천시장 출사표를 던질 때 "박근혜 대통령이 격려의 말씀을 해줬다"고 언급, 선거법 위반으로 곤혹을 치렀지만 중앙선관위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경기도지사엔 5선의 남경필 의원이 배치됐다. 남 의원은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경기도지사엔 관심 없다"며 "2년간 원내대표만을 보고 지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당의 호출로 5월 전당대회에서 원내대표의 꿈을 접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굳건하게 버티고있는 강원도지사엔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배치됐다. 정 사장은 취임 후 "6월 지방선거 출마 의사가 전혀 없다"고 줄곧 언급해 왔지만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3일 인천공항 사장직을 사임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때문에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원희룡 전 의원이 제주도지사에 배치됐다. 하지만 앞선 의원 장관 사장 들과는 다르게 원 전 의원은 아직 대답을 못하는 상황. 원 전 의원 측은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고민 중이다"라며 "당에서 압박이 심하게 들어오지만, 현재 제주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선뜻 나서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제주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다른 후보들과 마찰이 빚어져 당 내 분열이 생길수도 있다고 원 전 의원은 판단했다. 실제로 필승카드들이 배치된 지역에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다른 의원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 원 전 의원은 이것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이며 "당은 후보자들과 조율을 잘 해보라"고 전했다고도 한다.

궁지에 몰린 새누리…'배수의 진'을 치다

차출을 하면 당 내 분열 뿐 아니라 다른 위험도 따른다.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하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므로 손실이 만만치 않은 상황.

후보로 등록할 의원들과 차출된 중진 의원들 모두 의원직을 사퇴하게 되면 타격이 더욱 커진다. 당선을 보장할 수도 없어 낙선하게 된다면 남는 것이 없어진다.

현재 새누리당 의석 수는 156석. 광역단체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현역 의원만 10 명에 달한다. 공천 과정을 거쳐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후보 등록일인 5월 15~16일 사퇴하면 7·30 재보선 전까지 일시적으로 과반 의석인 151석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새누리당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지방선거에서 이기기위한  '배수진'을 쳤다고 분석된다. 지방선거 승패에 따라 새누리당 운영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돼 배팅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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