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안희정 원희룡…지방선거 너머를 바라보는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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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안희정 원희룡…지방선거 너머를 바라보는 거물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3.19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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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의원은 18.8%를 기록, 무소속 안철수 의원(17.1%)과 민주당 문재인 의원(11.4%)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4위는 박원순 서울시장(8.9%), 5위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8.0%)이었다.

정 의원의 높은 지지율은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 상당한 상승폭을 보인 결과다. 원래 ‘대선 후보급’ 거물인 정 의원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지만, 최근 시선이 안 의원이나 반기문 UN 사무총장 쪽으로 쏠려있던 것을 감안하면 지방선거의 영향이 컸다. 이번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대망을 꿈꾸는 잠룡들을 <시사오늘>이 짚어봤다.

▲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왼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뉴시스

현대가의 오랜 꿈(夢), 정몽준 손에서 이뤄질까

현대가(家)는 정치에 의욕적이다. 정계와 일정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는 삼성가와는 다르다. 정 의원의 아버지인 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뛰어들었다. 갓 만들어진 통일국민당은 14대 총선에서 지역구 24석, 전국구 7석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어진 14대 대선에서 정 전 회장은 16.3%를 얻는데 그치며 패배, 통일국민당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못 다한 꿈을 잇는 이가 바로 정 의원이다. 어느새 7선, 현역 최다선이다. 그가 바라보는 최종 기착지도 대권이다.

정 의원은 이미 한차례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유치의 일등공신인 그는 4강 신화의 열기를 받으며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밀린 이후, 지지를 철회하는 악수(惡手)를 두며 돌아섰다.

그에게 또 다시 기회가 돌아왔다.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좋다. 여권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고 박원순 시장과도 오차 범위 내 접전 중이다. 대선후보로서의 인지도도 껑충 뛰어올랐다.

마음에 걸리는 요소도 있다.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발언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 만약 패할 경우에는 정치적 타격을 입으며 중량감이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천시(天時)가 왔나? 충청대망론과 안희정

충청도는 한국 정치지형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15대 대선에서 DJP연합으로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것도, 18대 대선에서 보수대연합의 방점을 찍으며 박근혜 후보에게 힘을 실은 것도 충청의 표심이다. 요즘엔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인구가 늘어나며 현 호남의 위치를 대신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충청지역 출신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충청 대망론’이 나온 배경이다.

충청대망론을 등에 업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 지사는 현재 충청을 대표하는 야권 정치인이다. 스스로 故 김대중 ‧ 노무현 대통령의 장자임을 자임한다. 안 지사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민주당 박재호 부산시장 위원장과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야권의 적자이자 충청권 인사인 안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기엔 이보다 적기(適期)가 없다는 이야기가 돈다. 안 지사가 친노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도 정치적 바운더리(권역)이 넓다는 평도 호재다.

지난해 11월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엔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범야권 정치인이 총 출동해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비슷한 시기 <시사저널>이 발표한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에서 안 지사가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충청도 현지에선 ‘안희정 신당 창당설’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 이미 “안(희정)-안(철수)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예측을 내놨다.

다만 지금은 바람이 조금 잠잠한 상태다. 충남지사 재선 도전이 유력하나 도전자가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과 홍문표 의원,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이 그를 위협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출범이 안 지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미지수다.

잠룡 중 잠룡, 제주발 태풍을 준비하는 원희룡

정치적으로 잠시 휴지기를 갖는 정치인들을 흔히 잠룡(潛龍)이라 표현한다. 지금도 많은 잠룡 들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원 전 의원이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거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당내서 ‘중진차출론’이 기승을 부린다고 해도 한번 중앙정치에 뜻을 둔 그가 지방선거에 굳이 도전할 까닭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 전 의원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초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복안일수도 있지만, 굳이 야심을 숨기지도 않았다. 원 전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1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제주지사라는 일은 대한민국의 질적인 도약을 위해 더 나아갈 수 있는 과정이자 시험대라고 본다“며 ”(차후 대통령에)도전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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