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도 수입 화장품 줄줄이 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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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에도 수입 화장품 줄줄이 인상… 왜?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6.2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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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살 찌푸리는 고가 마케팅에 소비자 반감 드높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고가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수입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지난 3월 일부 제품의 값을 올린 지 겨우 4달 만에 재인상 의사를 밝힌 터라 소비자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디올은 다음 달 1일부터 일부 제품의 백화점 판매가격은 평균 1.8%, 면세점 판매가격은 평균 3%가량 각각 올릴 계획이다.

디올·SK-Ⅱ 등 짜고친 듯 가격 인상

제품별로 살펴보면 △자도르 오드뚜왈렛(50㎖)은 11만5000원→11만6000원, △어딕트 립스틱은 3만9000원→4만원으로 각각 1천원씩 인상됐다. 프레스티지 화이트 유브이(UV) 콤팩트는 12만원→12만5000원으로 4.2%의 인상율을 나타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스킨케어와 색조, 향수 등 전반적인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맞지만 인상 품목이 앞서 3월에 오른 제품과는 무방하다”며 “이번 인상에는 본사 차원에서 가격 조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디올에 이어 프랑스계 화장품 브랜드 클라란스도 다음 달부터 제품가격을 평균 3∼4% 인상할 계획이며, P&G의 일본계 화장품 브랜드 SK-Ⅱ 역시 내달 1일부터 면세점 판매가를 평균 3%가량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SK-Ⅱ 매장 관계자는 “제품별 인상가를 언급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다음 달부터 (제품)판매가 인상은 확실시 됐다”고 밝혔다.

랑방 향수는 다음 달부터 평균 7%, 지미추와 몽블랑 향수 가격은 평균 5% 오른다. 불가리도 향수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같은 수입 화장품 및 향수 가격 인상은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랑콤과 에스티로더 등 일부 제품은 1∼2년 사이 원화 강세를 이유로 판매가격을 하향조정한 적이 있지만, 다른 일부 화장품 브랜드는 원고 현상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판매가격 인상 행진을 이어갔다.

샤넬은 올해 2월 향수류 가격을 평균 5.5%, 스킨케어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리는 등 판매가격을 평균 5.5% 인상했고, 베네피트 역시 올해 2월 제품가격을 평균 7.4% 올렸다.

겐조·지방시·펜디·마크 제이콥스 등 10여개 향수 브랜드도 올해 초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 가격을 인상하는 한 수입 향수 브랜드 관계자는 “아시아 면세 시장 가격 조정 방침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지난해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약 2년만의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수입 화장품 업계의 무분별한 가격 인상은 국내 화장품 업계는 물론, 소비자의 반감까지 크게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간 위화감까지 조성한다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수입 화장품들이 가격 인상을 통해 국내에서 짭짤한 매출 성과를 맛본 이후 의도적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는 데 따른 비난이다.

실제로 수입 화장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가격이 비싸야 구매욕구가 상승하는 추이를 나타냈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가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악용한다며 수입 브랜드의 ‘고가 마케팅’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환율을 감안할 경우, 오히려 가격 인하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수입 화장품 업계의 이 같은 조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이 같은 반발에 수입 브랜드 업체들은 일제히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본사 방침”이라며 터무니없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입 브랜드 업계가 최근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의도적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결국 한국 소비자가 ‘봉’?

관련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역주행하고 있는 수입화장품사의 가격 인상 조치는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처사”라며 “상당수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이 매출부진으로 고전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매출부진을 부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입 화장품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먼저 ‘무조건 비싸면 좋다’는 인식을 버리기 전까진 ‘봉’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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