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저 알고보면 털털하고 재밌어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채영, "저 알고보면 털털하고 재밌어요"
  • 방글 기자·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7.22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박상길 기자)

▲ 이채영ⓒ시사오늘 방글기자

KBS2TV <뻐꾸기 둥지>에서 악녀 '이화영'으로 열연 중인 이채영.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그에게서 이화영은 오버랩되지 않았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섬세하면서도 활달한 성격이었다. 드라마 리허설과 촬영으로 바쁜 일정에도 불구, 기자의 질문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답해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솔직·담백' 그 자체였다.

-이보영이란 본명이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이채영으로 바꾼 이유가 궁금해요.

"이보영 선배가 저보다 먼저 데뷔를 했어요. 이보영이란 이름이 2명이라 소속사에서 좋은 작명을 받았죠."

-'채영'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원래 보영이란 이름은 보배스러운 꽃이라는 뜻이에요. 채영은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배우로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꼭 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입시 시절에 관심많았던 연기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 봐서 입학했죠. 처음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을 때에는 배우를 꿈꾸지 않았어요. 이론적으로 파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1학년 때 재밌는 교수님을 만나서 여배우란 직업에 대해 듣고 배우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관심 가지게 됐죠."

-학창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화가였어요. 미술고등학교나 미술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집안 반대에 부딪혀서 접었어요. 언니가 어릴 적부터 연예인을 하고 싶어 해서 부모님은 제가 공부를 했으면 하셨어요."

-학창시절 가수 조규찬 팬이라고 알고 있어요. 가수에 대한 꿈은 없었나요.

"노래를 만드는 가수보다는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 한참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조규찬씨 음악을 들으며 감수성을 키웠죠. 가장 좋아하는 곡은 <달>이예요. 5집에 들어있는데 판매는 안 될 거예요. 조규찬씨가 1~5집까지는 본인 스타일로 노래를 했고, 6집부터는 대중적인 음악을 했거든요. 일종의 레퀴엠 앨범 같죠. 노래 가사가 너무 좋았어요."

-데뷔는 언제였나요.

"2003년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잡지모델하고 뮤직비디오 출연을 잠깐씩 한 적이 있어요. 우연히 기회가 닿아 하게 됐죠. 배우로 정식 데뷔한 건 2007년도예요."

-배우라는 직업에 영향을 준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

"KBS 대하드라마 천추태후였어요. 그 전까지는 여배우는 예쁘게 나와야 되고 주인공이 중요한 거고 그런 몇 가지 편견이 있었거든요. 천추태후에 합류한 뒤에 연기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어요. 난관이 많고 계속해서 공부해 나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매 씬이 어렵게 나오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 이채영ⓒ시사오늘 방글기자

-배우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기였어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이 없었거든요. 보통 학교에 들어가면 배우로서 갖춰야할 기본 발성이나 호흡 등을 배우게 되는데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휴학한 뒤 잠시 6개월동안 준비하고 바로 데뷔를 했거든요. 그래서 부족함을 느꼈죠. 대학에서 연극동아리를 한 적은 있지만, 후배들은 보통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죠. 따로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스터디 개념이었어요."

-이채영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는 여성성이 강조된 <은밀하게 위대하게> 밤무대 가수 ‘란’이 떠오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실제의 본인과 잘 맞는 역할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저는 좀 많이 털털하고 엄청 코믹해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밤무대가수 란처럼 여성적인 면이 강하지는 않아요."

-'란'을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일단 그 사람의 직업이었어요.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스스로가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만화가 원작이라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 들어가기 한 달 전에 란의 말투나 행동을 연습했었죠. 평소에는 터벅터벅 걷는데 란을 연기하기 위해서 조신하게 걷는 연습을 하고 콧소리 넣는 등 많이 여성스러우려고 노력했죠."

-코믹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엄청 하고 싶어요. 웃길 자신 있어요. 제가 진지하고 시니컬하게 생겨서 말을 안하고 있으면 화난 줄 알더라고요. 제 안에 있는 다정다감한 모습이나 코믹한 부분을 잘 몰라요. 그래서 늘 진지한 역할만 하죠."

-연기인생 10년의 전반전은 <리틀 장진영>이란 타이틀이 있었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어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건 대중에게 친근하게 보여질 수 있어서 신인 입장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어요.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이슈화를 할 수 있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그리고 기존에 장진영 선배가 연기했던 느낌과는 다르게 해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한 것 같고 갈 길이 멀다고 느끼게 돼죠."

▲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란'을 열연한 이채영의 모습ⓒ시사오늘


-어떤 배우로 각인됐으면 하나요.

"기존의 한국 배우들은 말랐고 여리여리한 이미지인데, 저 같은 느낌은 아직 없다고 생각해요. 안젤리나 졸리라든가, 아니면 강하고 재밌고 이런 캐릭터거든요. 털털하고 편안한 역할을 맡았으면 해요. 그러면 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KBS2 TV <뻐꾸기 둥지>에서 맡고 있는 화영이 초반에는 그런 캐릭터였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준비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학업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연기 이론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요. 연극론이라는 게 있어요. 좋은 공연이나 스토리 있는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공연 기획자가 되보고 싶은 게 꿈이예요. 나이가 들면 제가 하고 싶은 얘기, 만들고 싶은 얘기로 소소하게 좋은 공연올리고 싶은게 꿈이예요. 대학원은 한국에서 들어갈 생각은 아니예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