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안철수의 ‘새 정치’…재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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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안철수의 ‘새 정치’…재기 가능할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7.31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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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민주 표심 모두 잃은 안철수, '참패'로 이어져
비노계 대표 주자 안철수, 이대로 주저 앉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2011년 청춘콘서트에 참석한 안철수 ⓒ 뉴시스

대한민국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인 V3를 무상으로 배포했던 안철수. 그의 정계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2011년 중순부터 안철수는 전국을 누비는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다. 당시 3포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젊은 세대)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당시 청년들은 기성세대로부터의 위로가 절실했는지 알 수 있다. 청년들을 위로하는 청춘콘서트는 상황적 배경과 맞아떨아지며 열광적인 인기를 얻어 안철수의 주가는 더욱 상승했다.

인기몰이에 성공한 안철수는 2011년 6월 청년들이 꼽은 멘토 1위(잡코리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철수가 물망에 오르자 인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피로감을 느꼈던 탓인지 청년(20대)들은 정치권에 관심을 멀리뒀다. 다른 30,40,50,60대의 투표율보다 낮은 투표율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설이 돌자 무관심했던 청년들의 이목이 정치권으로 집중됐다.

정치경력이 없다는 점은 안철수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당시 기성세대의 정치 관계자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 정치판인데, 기반도 없이 와서 잘 할 수 있겠나”라고 말하며 그를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적어도 청년들에게만큼은 정치경험이 없는 점이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 점은 최대 장점으로 작용했다.

안철수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했다. 5%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박 후보는 안철수와의 단일화로 50%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려 최종 당선할 수 있었다. 안철수가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단일화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서울시장 당선에 큰 힘을 보여준 것이다. ‘안철수 바람(安風)’이 본격적으로 불었던 시기였다.

안철수의 양보는 그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정치 경력은 전무하지만 이듬해에 있던 대선에서도 꾸준히 거론됐다. 안철수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모셔오기 0순위’였다. 대선주자로 우뚝 선 안철수는 야권에서 대선에 나갈 것을 시사했다.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진통을 겪으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는 막판에 문 후보에게 단일화를 몰아줘 대선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대선후보직에 사퇴한 안철수는 2013년 4월 서울 노원구병 재보궐선거에 나와 득표율 60.4%를 얻어 무난히 원내입성을 할 수 있었다. 그 후 새정치연합을 만들어 신당 창당을 올해 초까지 준비했으나 쉽지 않았다. 일단 신당을 창당하려면 사람을 모아야 하는데, 쉽게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안철수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멈추지 않았다. 올해 초 새누리당은 40%, 민주당은 10% 내외의 당 지지율을 보였다.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약 30%의 지지율을 보여 제1야당인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던 것.

정치계 기반이 없었던 안철수는 결국 3월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합당을 선언했다. 안철수와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고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그 후 있었던 6·4 재보선과 7·30 재보선이 안철수 대표의 저력을 보여줘야 했던 선거였지만, ‘새 정치’를 보여주지 못해 결국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을 사퇴했다. 

안철수, 중도 세력·민주당 지지 세력 모두 잃었다

안철수가 새 정치를 보이지 못하고 휘청거리다 결국 대표직에서 사퇴한 원인은 무엇일까. 안철수의 최대 지지층이었던 ‘중도 표심’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과 합당하기 전 안철수 지지율은 30%를 기록했다. 이같은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제3지대 세력을 지지하는 중도층이 안철수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민대학교 김학량 교수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통합신당 지지율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던 세력은 기존에 정몽준, 박찬종을 지지하며 새 정치를 원했던 지지자들인데,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이들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3지대 세력을 지지하는 세력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안철수는 민주당과 합당한 후 중도성향의 지지자들을 잃으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신당을 창당한 3월 첫 째 주 정당 지지율은 38%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이 떨어졌고 4월 3째 주부터 20%대 지지율로 떨어졌다.

안철수는 민주당에 완벽히 흡수되지 못해 갈길을 잃었다.

이번 7·30 재보선 전남 순천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자리를 내 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안철수는 중도표심과 민주당 지지층 모두를 잃어 참패했다고 분석된다.

하지만 안철수가 이대로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안철수는 새정치연합 내 주류계파인 친노계에 대항하는 비노계의 대표 주자이기 때문이다.

정치평로가 박상병 박사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철수가 제기할 수 있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한 가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안철수 사람을 내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486세대 후보나 친노 후보가 나가 패배한 것을 안철수의 재능 부족으로 졌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이어 "안철수는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로 취임한 이후 한 번도 지도부 역량을 발휘한 적 없다. 공동대표에게 지도부로서의 권한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때문에 안철수의 역량을 당에서 뒷받침해지고, 잘 다듬으면 제대로된 무기가 될 수 있다.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20~30대 들에게 인기 많은 안철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친노에 대한 반감이 심한 상황에서 비노계의 주자는 안철수 뿐"이라고 밝혔다.

박 박사는 "안철수를 대안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차기 지도부의 역량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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