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강경파가 나타났다"…與, '문재인' 등장에 '조기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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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경파가 나타났다"…與, '문재인' 등장에 '조기진압'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21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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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다루기 힘든 '강경파'가 당 대표가 된다면?…벌써부터 '신경전'
문재인, 단식 농성 참여하며 입지 굳혀…내년 당권대회 도전 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단식농성중인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이 차기 당권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문재인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박영선 원내대표를 감싼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새정치연합은 분열됐다. 새누리당의 양보에 적절히 합의를 보자는 '중도파'와 세월호 유가족의 동의 없는 합의는 필요 없다고 내세우는 '강경파'의 대립은 충돌했다. 유가족을 설득하려는 박 원내대표와 단식 농성에 참여하며 같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재인 의원은 당내 대립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박 원내대표를 감싸며 편을 들었다. 김 대표는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영선 위원장께서 무책임한 당내 강경파 비판을 받으며 유가족 설득하시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합의안을 수용해 빨리 진상조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무책임한 당내 강경파'는 유가족과 함께 단식 농성에 들어간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것 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더 나아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문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돌직구를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회의에서 "문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온 사회 전체가 갈등을 겪고 있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다가 여야가 어렵사리 합의를 이끌어낸 순간에 동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며 "문 의원은 참여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고, 지난 대선에선 야당 대선 후보였다.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될 텐데 거리 광장으로 나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박영선은 강경파가 아니었다

지난 5월 9일 선출된 박 원내대표는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온건한 리더십을 보안해 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18대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할 당시, '재벌 저격수', 'MB 저격수'등의 별명을 얻으며 당내 '강경파'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에게 한 표를 던졌다는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영선 의원이 다소 마일드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단점을 보안해 잘 조화를 이뤄 새정치연합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표 던졌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원내대표 후보로 오른 사람 중 새누리당에서 박영선 후보를 가장 '꺼려'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박영선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강경파가 지도부가 된다면 골치아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부드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한 모습을 드러내며 입지를 굳힐 줄 알았지만 김-안 공동대표에 비해 특별히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았던 것.

게다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사실상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안을 거의 들어줘 당내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11일 협상안을 파기했고, 19일 박 원내대표는 재협상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날 도출된 재협상안도 당내와 유가족 반발에 부딪혔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강경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상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이라며 "법사위에서 활동한 이미지가 굳혀진 것이 있는데, 그렇게 진보적이거나 강한 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경파' 문재인, 차기 당권 선점 위해 '입지 굳히기'?

이때문일까. '진짜' 강경파가 나타났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의원이다. 문 의원은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사퇴한 후 차기 당권주자로 떠올랐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문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편을 들며 단식 농성 시위에 동참했다. 문 의원은 21일로 단식 3일 째에 접어든다.

문 의원은 '세월호 국면'으로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3월께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린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원내대표가 재협상까지 도출했는데 어떻게 파기할 수 있겠느냐"며 "갈등만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여당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줘 실망스럽다"며 "문 의원이라도 나서서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문재인 역할론'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이런 문 의원의 행보에 '경끼'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후보로 나선 문 의원이 다시 당권을 잡는다면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문 의원이 정치적 행보를 보이자 '조기 진압'하며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기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2016년 총선에서 직접 공천권을 관장할 것이며, 이 때의 승부가 2017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문 의원이 당 대표가 되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며 "지금이 기회다. 놓치면 정치 생명에도 지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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