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남자 이정현, 딜레마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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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남자 이정현, 딜레마에 빠지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2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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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호위무사' 자처하는 이정현, 당 지도부는 모두 '비박'
"박근혜는 나의 운명"…정치적 동지 10년 째 유지 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 뉴시스

'박근혜의 남자'라고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지난 7·30 재보선에서 그는 명실공히 '주인공'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으로 나와 당당히 당선된 것. 26년 만이다.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새누리당이 호남지역도 뚫으면서 "지역주의를 깼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이정현 의원을 앉혔다. 당당한 원내 입성한 데 힘입어 당 지도부 자리까지 꿰찬 것이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비박계로 포진된 당 지도부 사이에서 당당히 '친박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감싸며 야당을 비판한 것.

이 최고위원은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하는 야당을 겨냥해 "야당은 작년 1년 내내 대통령에게 독재란 말을 많이 썼다"며 "독점·독주·독선이라고 비판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국회에서 할 일을 전부 대통령에게 하라는 것은, 좀 과장되게 얘기하면 이제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를 수 있는 나이임에도 엄마에게 떼 쓰면서 골라달라고 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을 감싸는 모습은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고 선포한 김 대표와 입장을 달리한다. 이 최고위원은 서청원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모두 '비박계'로 포진된 당 지도부 사이에서 박 대통령을 감싸는 목소리를 낸다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자랑스러운 불통", 이정현의 朴 사랑

이 최고위원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감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을 향한 불통 비판에 "저항에 안 굽히는 게 불통이라면 5년 내내 듣겠다"면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것을 불통이라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강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캠프 정치쇄신위원을 역임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 최고위원의 브리핑 이 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에 감점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성공한 대통령, 성공하는 총리는 무엇보다도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며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원조 친박'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는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굉장히 취지가 다르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와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현, '비박계' 지도부 방향에 영향 미칠까?

이 최고위원이 이토록 박 대통령을 감싸는 것은 10년 간 '정치적 동지'사이를 유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당내 직책을 맡긴 했으나 행정인에 가까웠다.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의 전화 한 통이 이 최고위원을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당시 17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이 최고위원은 5위를 기록하며 낙선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거가 끝난 후 2 주뒤 박근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고생하셨다. 식사나 한 번 하자"는 통화였다.

박 대통령을 만난 이 최고위원은 "호남을 포기하시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2주 뒤 박 대통령은 이 최고위원을 수석부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 둘의 인연은 그 후 10년 동안 유지됐다.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옆을 지켰다. 이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표는 나의 운명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과 박 대통령은 이처럼 각별한 사이라고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비박계로 포진된 당내부에서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옹호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한 관계자는 2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최고위원은 절대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비박계로 포진된 당 지도부에서 친박계로 할 말은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최고위원도 나름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기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비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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