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황우여 누리예산 합의에 제동…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새누리, 황우여 누리예산 합의에 제동…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1.21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 황우여 vs 기재부 최경환…누리과정 예산 배정 두고 '기싸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누리예산 배정을 두고 여당 내부가 시끄럽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나서 야당과 누리과정 예산 배정에 대해 합의한 사안을 두고 여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어 무산시켰기 때문.

정치권에선 교육부장관으로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책임있게 합의한 사안을 여당 지도부가 한 시간만에 엎어버린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대표까지 역임한 황 장관에 대한 예우도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은 여당 지도부가 합의를 뒤엎은 배후에 청와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황 장관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 신성범 위원, 야당 간사 김태년 의원은 20일 오전 3자 회동을 갖고 누리과정 예산으로 5600억 원을 편성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는 무산됐다. 여당 간사는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졌다.

문제는 누리과정 예산이 국고 지원인지, 시·도교육청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부담하는 것인지를 두고서다.

황 장관이 야당과 합의한 내용은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 지원으로 실행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시·도교육청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교육부 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돼 있어 황 장관이 국고 지원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상황. 또 청와대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만큼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새누리당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은 뜻밖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와 최경환 기획부장관 겸 경제부총리 ⓒ 뉴시스

황우여의 월권인가? '전화 한 통'에 달라진 與 입장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황 장관이 3자회동에서 합의한 것을 '월권'이라고 표현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월권'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협상은 여야가 하는 것이지 장관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재원배분 구조라던가 이런게 전부 협의가 되고 난 다음에 (여야 합의 사안을) 동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의 발언을 볼 때 새누리당 지도부가 황 장관의 합의를 뒤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야 협상의 결과물을 동의해야 할 황 장관이 합의를 이끈 것과 △황 장관이 사전에 기재부와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야당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합의를 엎은 배후로 청와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지목하고 있다.

야당 간사 김태년 의원에 따르면 "18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지방채 발행과 5600억 원을 가량 국고 보조금으로 편성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19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화 한 통화 걸고 '안 되겠다'고 잘라버렸다. 어디에 전화한 건지 모르겠다. 협상을 조정하는 막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화 한 통'이라고 언급하며 누군가 막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야당은 그 전화 대상은 최경환 부총리라고 추측한다.

황우여 장관이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 예산으로 지원하는 합의를 이끌어내자 최경환 부총리가 제동을 걸었다는 추측이다. 최 부총리가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 예산으로 지원하지 않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

게다가 김재원 수석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안 된다고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엔 "그게 여러 가지 체계도 문제고 돈 내는 사람이 안 된다는데…"라면서 부인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부총리 위에 원내수석부대표가 있을 리 없으니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라고 언급했다.

문 위원은 "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부총리가 월권했다'는 말 한 마디로 협상을 뭉개버렸다"며 "그럼 도대체 새누리당의 해법은 뭔지,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여당 지도부에게 묻고싶다. 보육대란보다 청와대 눈치 살피는 것이 중요한가"라고 내세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