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지분 구조 숨기는 이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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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지분 구조 숨기는 이유…왜?
  • 방글 기자
  • 승인 2014.11.21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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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로 오너 배불리기 숨기기 위한 속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 뉴시스

보일러 업계의 큰손 귀뚜라미에 ‘일감 몰아주기’ 딱지가 붙을 판국이다. 지분구조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자회사 간 높은 거래율로 지적받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그룹의 자회사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의 매출은 모회사 의존도가 높다.

보일러 관련 부품의 제조나 판매를 맡고 있는 나노켐은 지난해 530억 원의 매출 중 89.4%에 달하는 474억 원을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그 중에서도 456억 원의 일감은 모회사인 귀뚜라미로부터 나왔다.

나노켐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 92.3%, 2011년 89.1%, 2012년 88.2% 등 과거부터 꽤 높은 비율을 유지해왔다.

문제는 나노켐의 매출이 귀뚜라미 실적과 높은 연간관계를 갖고 있다는 데 있다. 최대 매출처인 귀뚜라미의 실적이 주춤하면 나노켐의 매출에도 타격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실제로 귀뚜라미 매출이 감소했던 지난 2002~2005년에 나노켐 매출은 512억 원에서 392억 원까지 줄었다.

또 매출 2000억 원대이던 귀뚜라미가 3000억 원을 돌파한 이후에는 나노켐의 매출이 53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귀뚜라미홈시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7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귀뚜라미홈시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긴 41억 원이다.

귀뚜라미, 전자공시서 지분 구조 숨기기 의혹

양사는 전자공시에서 기업 지분 구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지적도 받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해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오너 일가의 재산 증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나노켐의 지분 구조를 공시에서 확인하면 귀뚜라미가 나노켐의 52.81%를 갖고 있는 것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 따르면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 일가는 나노켐 전체 지분의 45.27%를 보유 중이다.

귀뚜라미홈시스 역시 공시에서는 귀뚜라미가 16.70%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 확인 가능하지만 일부 언론은 오너일가의 지분이 61.96%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귀뚜라미 문화재단 21.34% 등이다.

의혹은 거세지고 있지만, 귀뚜라미 측은 지분구조와 관련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 귀뚜라미가 내부거래로 오너 일가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 귀뚜라미보일러

두 회사는 이익잉여금 규모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켐은 2011년 1579억 원, 2012년 1651억 원, 2013년 1734억 원으로 해마다 이익잉여금이 늘고 있다.

귀뚜라미홈시스 역시 2011년 2434억 원이던 이익잉여금이 2012년 2549억 원에서 2013년 2629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규모의 36배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이익잉여금 규모가 늘고 있는 만큼 당장이라도 오너일가에 대한 고배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고 있고, 타 기업들이 동방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과 달리 귀뚜라미는 내부거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귀뚜라미 측은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나노켐이 독자적으로도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할 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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