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사건'으로 靑-김무성,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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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사건'으로 靑-김무성, 갈등 증폭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2.08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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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朴 감싸기' vs 무대 '진실 밝혀야'…갈등 번지나
내년 원내대표, 친박 대 비박 계파 갈등 '분수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청와대 비선라인 논란으로 새누리당 기류가 심상치 않다. 특히 당권을 잡은 후 청와대 비위를 맞추던 김무성 대표가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내고 본격적으로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윤회 문건'이 터진 후 비박계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이 해결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7일 공식적으로 비선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더이상의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8일 YTN 라디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문건이 찌라시라고 하셨고,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 하셨다"며 "찌라시 수준에 불과한 파일에 대해 국민들은 더 이상 관심 안 가져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박지만 회장 부부를 청와대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정윤회씨는 벌써 오래 전에 떠났다고 밝혔다"라며 "비선 개입 의혹 당사자들이 폭로 하면서, 더 이상 혼란만 부추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대표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면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이번 '정윤회 사건'으로 친박계 의원들과 의견을 달리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7일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도 김 대표는 청와대 홍보실 대응 부족을 질타하는 등 분위기를 엄숙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식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문체부 국·과장 인사조치는) 지난해 태권도협회 비리에서 시작됐는데 지금 승마협회 비리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청와대 홍보실이 왜 언론에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방치했느냐"고 내세웠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김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라며 "국민적 의문이 있는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성역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만일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할 말 하겠다"…김무성, '정윤회 사건'으로 본격적 대립각 펼치나?

김 대표는 당권을 잡은 후 예상과 달리 청와대에 비위를 맞추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때문에 4개월 동안 '무기력했다'는 평가도 있다. 

상하이발(發) 개헌 발언에도 김 대표는 곧장 "대통령에게 사죄드린다"고 허리를 굽혔다. 지난달 20일 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김 대표는 "대통령께서 해외순방을 통해 큰 업적을 갖고 돌아오셨는데 당에서 제대로 뒷받침을 못 한 것 같아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할 말은 하겠다"고 선언한 김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 것.

전문가들은 김 대표가 현재 청와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가 넘어가면 김 대표가 차기 대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와 각을 세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현재 권력'인 청와대와 지금 각을 세워서 좋을 것 없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잘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을 유발하면 득 될 것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박사는 "하지만 내년정도에 김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청와대와 각을 세울 수 있다. 지금은 김 대표가 청와대에 납작 엎드리지만, 내년엔 다르다. 18대 총선에서 벌어졌던 '이명박 대 박근혜' 구도가 20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대 김무성' 구도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박'의 대표 주자인 김 대표가 박 대통령 임기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름'과 '물'같은 김 대표와 박 대통령의 계파 갈등은 언젠간 터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집권 3년 차가 지나면 박 대통령도 '레임덕'을 피할 수 없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견제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내년 원내대표 선출이 '분수령'

내년 원내대표 선거로 비박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사오늘>과 만난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 대부분은 차기 원내대표로 유승민 의원이 유력하다고 언급했다.

만일 '김무성-유승민' 체제로 흐르게 된다면 청와대는 더욱 부담이다. '탈박'이란 공통점을 가진 김 대표와 유 의원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

그렇게 된다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더욱 빨리 올 수 있다.

반면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도 '친박계 주자'로 차기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는 설도 돌고 있다.

만일 이 장관이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김 대표가 입지를 굳히는 과정은 쉽지 않을 예정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갈등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아마 내년에 당에선 '친박 대 비박'구도로 갈등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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