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의 이해하기 어려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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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의 이해하기 어려운 눈물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5.02.26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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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야성도 진정성도 함께 흘러나갔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울먹이는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왼쪽)와 눈물을 닦는 이완구 국무총리 ⓒ뉴시스

누군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눈물이 슬플 때도 기쁠 때도 나오는 것처럼,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도 꼭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아함과 배신감을 주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눈물을 보였다. 국회에 예방 온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인사청문회 때 도와주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눈시울을 붉힌 것이다.

이 모습은 전파를 탔고 논란거리가 됐다. 총리인준을 반대했던 야당의 진정성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생겨났다. 당내에서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면 총리인준을 반대했던 야당은 뭐가 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눈물까지 흘리셔야 되는 상황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서울시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제 야당(새정치연합)은 완전히 엑스(X)”라면서 “결국 정치인들은 다 같은 편 이고, 청문회고 뭐고 짜고 치는 쇼였다는 걸 보여준 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개인적으로 우 원내대표가 어떤 심정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총리와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지도 짐작만 할 따름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새정치연합은 지금 막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고 지지율이 반등하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새정치연합 지지율 반등요소의 상당 부분은 이완구 국무총리 지명의 반사이익이라는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야당으로서의 야성(野性)도, 여론을 섬긴다는 명분도 모두 눈물과 함께 상당부분 흘러나갔다. 결국 이번 우 원내대표의 눈물은 얻은 것 없이 잃은 것만 많은 패착(敗着)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비슷한 시각 기자는 재선의원을 지낸 상도동계 원로 정치인과 식사하며 대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언급을 하던 중, 우리 과거사의 민족적 비극. 선대의 고난과 노력에 대한 대목에서 감정이 복받쳐 결국 눈물을 보였다.

정치인도 사람인지라 몸의 대사(代謝)까지 제어할 수는 없지만, 과연 어떤 상황에서의 눈물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누구에게 자신들을 대표할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 표를 던질 것인가. 정치인이 눈물을 보여야 할 때는 언제인가.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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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2015-02-27 20:47:36
참 적절한 지적이며, 아울러서 한심한 야당의 작태에 절망감마져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