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도 해외직구로?…유통가 삼킨 '저렴한 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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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도 해외직구로?…유통가 삼킨 '저렴한 직구'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3.17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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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 미국 넘어 유럽 직구시장도 점령…국산 제품도 해외서 저렴하게
배송지연·파손·환불 어려움 등 불만사항도 급증…싸다고 무턱대고 구매 주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에서 진행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이후 해외 직구(직접구매)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 유로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기존 미국에서만 이뤄졌던 해외직구가 유럽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카드 구매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22.7% 증가한 92억4000만 달러, 한화로 약 10조460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해외카드 구매실적이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어선 것.

올 들어 '독일 직구' 시장점유율 10%, 약 2~3배 급증

▲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기업 아마존닷컴 홈페이지 ⓒ아마존닷컴

뿐만 아니라 미국 직구 시장에 이어 최근에는 독일 직구율이 2~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5월 관세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직구 시장이 전체 해외직구의 74%를 차지했으나, 기존 5% 안팎을 차지하던 독일 직구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여성들이 주방용품으로 유명한 독일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구 시장을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에 대한 관심과 구매율이 드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 내 직구 사이트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윤모(29)씨는 의류와 아동 용품을 구매할 때 해외직구를 애용한다. 아동용 식판과 치약 등 생필품 및 주방 용품 등을 구매할 때는 주로 아마존 사이트를 이용하고, 의류를 구매할 시 브랜드별 공식 홈페이지에 방문, 직구를 시도한다.

같은 상품이라도 최대 반값을 할인받는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는 게 국내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라는 게 윤 씨의 주장이다.

윤 씨는 “과거에는 ‘직구 마니아’들만 직구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최근 2~3년 전부터 워킹맘이나 주부들도 살림 하나라도 더 보태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직구를 자주 애용한다”며 “국가별 브랜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만족스럽고, 잘 찾아보면 국내 카드사도 받아주는 직구 사이트들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산 상품도 해외직구를 통하면 더욱 저렴하다는 사실이다. 모 브랜드의 신형 TV는 국내 오프라인몰에서 구매 시 300여 만 원을 들여야만 구매할 수 있지만, 해외직구 사이트에서는 굳이 신형 TV를 구매해야하는 부담도 줄일 뿐 아니라 기본형 TV를 배송비와 관세까지 포함해 200만 원도 안 되는 가격대에 구매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최근 셀프 웨딩을 선호하는 예비부부들에게도 해외직구는 가격이나 효율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보다 알뜰한 방법으로 웨딩을 준비하는 이들은 예식과 웨딩촬영에서 입을 드레스와 턱시도 정장, 심지어 신접살림 하나까지도 직구를 통해 준비한다.

▲ 미국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 업체 몰테일 홈페이지 ⓒ몰테일

중국의 모 직구 사이트에서 드레스 2벌을 구매한 이모 씨는 예상보다 높은 질과 저렴한 가격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씨는 “웨딩숍에서는 드레스 3벌 정도를 빌리는 데 30~50만원 대를 불렀는데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니 2벌에 22만원, 3벌에 30만 원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며 “애초에 셀프 웨딩 촬영을 하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웨딩숍에서 빌리는 것보다 직구 가격이 더 싸서 차라리 구매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직구 열풍은 한국 소비자들이 턱없이 비싸기만 한 국내 유통업체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구의 경우 중간 마진이 없어 배송비 및 관세를 포함하고도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내 유통업체보다 월등한 것이다.

해외 직구 소비자가 증가하는 데에는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각종 세일과 이벤트를 실시하는 한편, 다양한 브랜드 상품들이 매일 입고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과 구매권을 확대해주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해외직구는 잦은 가격변화로 예의 주시하면 저렴한 가격에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일부 직구 사이트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무료 배송을 해주거나 관세를 지원하는 등 여러 가지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국내 유통업체보다 장점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해외직구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제품 특성상 배송지연이 불가피하며, 섬세하고 가벼운 휴대용 IT기기나 유리로 된 그릇 등을 구매할 시 파손될 가능성이 있다. 반송과 환불이 까다롭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의 큰 불만사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저렴이 직구 사이트 주의…카드도용 및 ‘먹튀’ 위험↑

무턱대고 싼 가격만 보고 직구를 시도한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일명 ‘먹튀’로 인해 사기를 당하는 일도 종종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12월 사이에 해외 직구를 통해 사기 피해를 입은 횟수만 200여 건, 피해액도 3~4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개점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해외직구 사이트 특성상 카드도용을 위해 임의로 만들어진 가짜 사이트는 아닌지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해야 한다”며 “상품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신용카드 대신 계좌송금 결제를 요구할 경우 이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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