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58)>박세일, 대한민국 청춘에 부탁하는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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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58)>박세일, 대한민국 청춘에 부탁하는 4가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9.17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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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志·多讀·多友, 그리고 세계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대한민국 청춘이 참 어렵다. 캠퍼스의 낭만과 꿈은 스펙으로 빛바랜지 오래다. 이력서를 넣는 족족 들려오는 낙방 소식에 고개를 떨군다.  가까스로 취업 관문을 통과하면 낮은 연봉에 '사장님 나빠요'다. 치솟는 전·월세 값에 '집주인 나빠요'다.

파릇파릇한 봄철과 같은 때라고 해서 '청춘(靑春)'이라 이름 붙였건만, '청춘의 민낯'은 한겨울 혹한에 잔뜩 쪼그라든 나무 껍질마냥 주름이 짙게 졌다. 대한민국 청춘이 참 힘들다.

▲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 시사오늘

지난 8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강단에 선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어렵고 힘든 청춘들에게 4가지 조언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조언을 '부탁'이라 표현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20~3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는 '입지(立志)'입니다. 뜻을 세우고,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제가 살아보니 인생이라는 건 결국 자기가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면 사람은 뜻이 있는 곳에 서있게 됩니다. 요즘 현실이 참 어렵죠? 그럴 때일수록 '호연지기(浩然之氣) '를 기르고, 멀리 내다봐야 합니다. 나의 발전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의 발전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잘하는가, 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하는 꿈을 가져야 합니다. 뜻을 높이 세우세요.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그곳에 가까이 다가가게 돼 있습니다."

그는 책과 가까이하기를 부탁했다. 한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두루두루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들을 만나 서로 돕고,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으로 '다독(多讀)'입니다.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랍니다. 독서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젊은 시절 책을 읽는 폭을 넓혀놔야 합니다. 그게 평생을 가게 돼 있습니다. 가능하면 전공 이외의 책을 읽으십시오. 요즘은 창의성이 중요시 되는 시대입니다. 그게 어디서 오는가 생각해 봤는데, 제가 느끼는 바로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전공 바깥에서 나옵니다. 경제학을 하면 법학 서적을 읽고, 또 법학을 하면 철학 서적을 읽고 두루두루 봐야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창조적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해석본보다는 원전을 읽길 바랍니다. 다양한 독서와 원전을 보는 게 여러분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다우(多友)',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에베레스트 산이 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됐는지 아십니까? 그 이유는 히말라야 산맥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금의 시대는 혼자 우뚝 서는 시대가 아닙니다. 같이 서는 시대입니다. 소통과 협력, 그리고 팀워크의 시대입니다. 여러분들의 인생과 커리어를 함께할 수 있는 동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동지가 잘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도움을 주고받고 같이 성장하고, 같이 올라가야 합니다.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길 바랍니다. 서로 격려해서 대한민국의 인물, 나아가 세계의 큰 인물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박 교수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마지막 부탁으로 '세계화'를 꼽았다. 그는 세계로 눈을 돌리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가장 한국적인 게 동시에 가장 세계적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라는 큰 흐름 속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가의 세계화, 기업의 세계화였습니다. 자본과 노동, 그리고 수많은 정보들이 국경이라는 장벽을 넘었습니다. 이제는 개개인이 각각 세계화돼야 할 때입니다. 외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미래먹거리가 더욱 많아집니다. 세계적으로 연결도가 높아진 사회 속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나누고,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세계화의 흐름을 타야 합니다."

"또한 자기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찾아야합니다. 세계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세계화 시대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게 동시에 가장 세계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남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자기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두 가지를 다 해야 해요. 한국적인 것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서 세계에도 열린 마음을 견지해야 합니다."

▲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 시사오늘

끝으로 박세일 교수는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는 나만 잘살자는 마음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애국하는 마음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그저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공부해선 안 됩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소중히 여겨야합니다. 내 인생인데 내 멋대로 살겠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관계적인 존재임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존재에서 생깁니다. 요즘 사회에 마음이 공허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까닭은 관계가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시간적·공간적 관계를 소중히 하십시오. 나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당신의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고, 나라에 애국하고, 나아가 온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진하고, 또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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