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을 향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천 의원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의원이 당의 실질적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에 극도로 비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안 의원이 당에 그대로 머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기도 했다. 천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함께해야 한다", "새판을 짤 수밖에 없다"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는 천 의원에게 여러모로 필요한 카드다.
'부산사람 안철수'는 천 의원의 신당이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호남 정당이라는 비판을 일거에 희석시킬 수 있고, '합리적 진보 안철수'는 천 의원이 꿈꾸는 '개혁국민정당'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기업인 안철수'는 신당의 경제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 있고, '대선 후보 안철수'는 신당의 얼굴마담이 되는 동시에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천 의원은 '옛 안철수 사람'들과의 접촉 횟수를 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옛 안철수 사람'이란 대선 단일과 과정과 새정치연합 창당 과정에서 안 의원으로부터 떨어져나간 인사들을 말한다. 한마디로 안 의원이 '빚진 사람'들이다.
'천정배표 개혁국민정당'은 오는 10월내에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금년 내에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천정배의 안철수 노크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으로서는 안 의원이 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밑질 건 없다. 안 의원 영입 시도 자체만으로도 새정치연합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적잖이 고민하는 눈치다. 혁신위가 그에게 노원병 지역구를 버리고 열세 지역에 출마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부산 출마를 권유한 셈.
이에 안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한 일간지를 통해 "야권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혁신위가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누가 어디에 출마하라고 할 때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로 미뤄봤을 때, 앞으로 당내 기류의 변화에 따라 안 의원이 천 의원과 손잡을 수도 있다는 게 정계 일각의 시각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다는 데에 무게를 둔다.
새정치연합은 대한민국 정치판의 '메인스트림(Mainstream)'이다. 자기 발로 주류 정치판에서 비주류 정치판으로 이동한다는 건 정치인으로서 자살 행위에 가깝다. 더욱이 새정치연합은 안 의원이 직접 세운 정당이다. 탈당은 가장이 가출하는 것과 다름없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이 탈당을 택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봐도 된다"며 "당 지도부나 친노(친노무현)계에 떠밀려 입지가 극도로 축소되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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