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권 '욕망'에 '지리멸렬'하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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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권 '욕망'에 '지리멸렬'하는 野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1.17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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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격화에도 대권가도만 바라보는 文
"'하나회 청산' YS처럼 '대의' 따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시사오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대권 욕망에 야권이 지리멸렬하고 있다. 자신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내홍이 극단에 치닫고 있음에도, 폭력 시위를 두둔하는 등 대권가도만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올인하는 문 대표의 행보에 새정치연합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모양새다.

4·29와 10·28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묻는 비주류의 '명분 있는' 공세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당 심장부인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못하다(한국갤럽 11월 둘째 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호남 지지율- 문재인 5%, 김무성 9%). 그럼에도 문 대표는 "총선에 정치 운명을 걸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천명했다. 20대 총선에서 자기 사람을 심어 대선 경선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지난달 28일 인선이 완료된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 대표의 의중이 명확히 드러난다. 앞으로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공천을 좌지우지할 당 선출직평가위원들은 대부분 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관련기사: "野 평가위 인선 살펴보니…'친노' '여성' '정치개혁'",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589).

비주류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역 의원들의 출마 자체가 배제되는 사안인데, 모든 것을 평가위에 위임해 달라는 것은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11·14 민중총궐기 일부 참가자들이 자행한 폭력 시위를 바라보는 문 대표의 시각은 이 같은 분석에 방점을 찍는다.

문 대표는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가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에게 살인적 폭력 진압을 자행했다.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서도 "정부의 살인적 행위를 똑똑히 목도했다. 정부의 폭압적인 행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쇠파이프와 밧줄을 든 참가자들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사실상 두둔한 셈이다.

비주류는 문 대표의 이 같은 모습에 거리를 두는 눈치다. 실제로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은 지난 16일 복수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부도 과잉진압을 하지 말아야 하고, 불법 시위 또한 역시 근절돼야 한다"며 양비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경찰청 항의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민중총궐기에 대해 아예 입을 굳게 닫았다.

다만,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소속 정청래·진성준·진선미·임수경 의원 등이 민중총궐기에서 연행된 시민들이 있는 한 서울시내 경찰서를 항의 방문했을 뿐이었다. 이들은 모두 친노계로 분류된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계가 자신들의 전통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합리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 민심을 복구하고 진보 지지층을 탄탄하게 만들고자 무리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하나회 청산'을 교과서로 삼아 합리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지층 결집만을 노릴 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을 보고 가야 자신의 대권가도에도, 그리고 새정치연합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YS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군 개혁을 실시했다. 1993년 3월 8일, 당시 김진영 육군참모총장, 서완수 기무사령관 등 하나회 소속 군 장성들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이후 YS는 반년 만에 하나회 청산에 성공했다. 그리고 1995년 11월 전두환-노태우 등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기에 이른다.

전두환-노태우를 비롯한 하나회 출신 사람들은 모두 영남을 대표하는 인사다. '독재·군부'라는 주홍 글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당시 영남권의 지지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하나회 청산은 영남권 대통령 YS에게 일종의 '모험'이었다. 자칫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YS는 영남 지지층 결집을 추구하는 대신, 일반적 국민 의식에 기초해 합리적인 결단(하나회 청산)을 내렸다. 결과는 1996년 4월 11일 제15대 총선 승리였다.

상도동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1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란 모름지기 '소의'가 아니라 '대의'를 따라야만 '대망'을 이룰 수 있다. '소의'만 쫓아다니면 그건 '욕망'에 불과하다"며 "문 대표의 대권 욕망에 야권이 지리멸렬하고 있다. YS의 하나회 청산처럼, 보다 전향적인 태도, '대의'를 바라보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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