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朴' 공동지도체제 제안은 문재인의 '꽃놀이패'
스크롤 이동 상태바
'文-安-朴' 공동지도체제 제안은 문재인의 '꽃놀이패'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5.11.17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분이나 실리 없는 안철수, 거부 입장 '분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17일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총무본부장이 ‘文-安-朴’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삼두체제’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만족할 만한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정치연합 주류 측에서 공동지도체제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을 지도부에 편입시킴으로써 비주류의 불만을 희석하고,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주류 입장에서는 ‘빅3’를 얼굴로 등장시켜 총선 승리를 노려볼 수 있고, 패하더라도 책임이 세 사람에게 모두 돌아가는 만큼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김상곤 혁신위의 혁신안을 바탕으로 공천이 이뤄질 경우 다가오는 총선에서 타격을 입는 쪽은 주류보다는 비주류 쪽일 가능성이 크다.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문 대표는 탄탄한 주류 조직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선까지 넘볼 수 있다. 공동지도체제는 주류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는 ‘꽃놀이패’인 셈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입장에서 공동지도체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명분이 없다. 안 전 대표는 온 나라가 역사교과서 문제로 시끄럽던 국정화 국면에서도 ‘당 혁신’을 최대 과제로 내세워왔다. 만약 안 전 대표가 공동지도체제를 받아들일 경우, 당 혁신 주장이 결국 자리를 얻기 위한 ‘생떼부리기’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피해가기 어렵다.

실리도 없다. 친노 주류 세력 위주의 시스템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지도부에 입성한다면 일시적인 ‘불쏘시개’ 역할 이상을 하기 어렵다. 고비마다 ‘조직력’ 앞에 무릎을 꿇었던 안 전 대표로서는 최소한의 세력 없이 ‘자리’만 얻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를 체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공동지도체제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결국 ‘文-安-朴’ 공동지도체제가 현실화되려면 안 전 대표가 제시한 혁신안을 문 대표가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혁신안을 수용해야 안 전 대표도 최소한의 세력화를 시도할 수 있고, 명분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가 당면 과제인 당 통합과 총선 승리를 이뤄내려면 '기득권 내려놓기'가 필수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힘이 필요하고, 안 전 대표도 화합에 대한 당내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자체 혁신안을 수용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고, 명분도 만들어줘야 두 사람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