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정현]호남 리턴매치…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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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이정현]호남 리턴매치…성공할까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5.12.1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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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간 짧은 행보…평가 반반으로 나뉘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 뉴시스

새누리당 최초로 전남지역에 깃발을 꽂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이정현 최고위원이 3선고지에 성공할까.

야권 측 두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내년 총선 '리턴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야권성향의 두 후보, 노관규 전 순천시장과 손훈모 변호사는 지난 15일과 16일 연이어 순천·곡성군에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끝마쳤다. 이 최고위원 측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지역민심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또 한 번 '문제적' 지역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친박(親朴) 중에서도 진짜 친박이라는 '진박'이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새누리 꼬리표로는 절대 당선 못 된다'는 호남에서 승리한 것은 집권여당에 두 배의 기쁨을 안겼다. 새누리당의 지지층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노 전 시장과 서갑원 전 의원 간 갈등으로 야권지지층이 분열된 점과 재보궐이라 임기가 짧은 점 등을 들어 그 의미를 축소하려 했지만, 새누리당은 2년을 발판삼아 '능력 있는 집권여당' 이미지를 피력하고자 했다. 이 최고위원이 '예산폭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도 그 일환이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예산 확보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이 최고위원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순천시 현안 사업비로 1453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로써 '낙안-상사간 국지도58호선' '벌교-주암 국도15호선' 등 지역 내 오랜 숙원사업의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됐다.

이 최고위원은 예산조정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오전까지도 최경환 부총리와 세 번의 전화 통화를 위해 호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역시 이 최고위원의 '호남예산지킴이'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새누리당은 지난 11월 새정치연합 소속 호남권 자치단체장들을 불러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는 예산소위 합류가 불발되자 이 최고위원이 김무성 대표에게 당정협의를 직접 요청해 성사된 것이다. 김 대표를 비롯, 여당 지도부와 호남 지역 지자체장들이 만나 지역현안과 예산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도권, 영남권에 비해 호남권은 발전이 더디고 국가 지원이 덜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호남에서 이 의원이 그동안 많이 챙겨왔고, 새누리당도 호남 발전 예산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여당 실세인 이 최고위원이 이처럼 지역예산 확보에 적극적인 '사다리' 역할을 하는 데 순천시 공직자들도 호감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김인곤 순천시의원은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9월 국회에서 이정현 의원을 찾아 순천 신도심 교통인프라 개선을 위한 국비 118억을 부탁드렸더니 국토부와 면담을 주선하고 이후 진행과정에 대한 피드백도 주더라"면서 "당 소속은 다르지만 공직자로서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겪어보니 새누리당도 괜찮다'는 쪽으로 기울던 민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당시 이 최고위원의 '적화통일' 발언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행 검인정 교과서를 '좌파교과서'라고 부르며 적화통일에 대비한 교육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현행 검인정 교과서 체제는) 북한체제로 통일이 될 것을 대비해 남한 아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순천에서는 성토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등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순천시민캠프'는 순천시민 1만여 명의 서명을 모아 이 최고위원에 사과를 촉구했고,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이 최고위원의 의정활동 전반을 검증하기 위한 청문회도 열었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장채열 소장은 이날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순천은 여순사건 등 좌우대립으로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가 나온 곳"이라면서 "이 최고위원의 역사의식이 너무 터무니없다"며 청문회를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적화통일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지난 10월 국회에서 유감을 표명하고 지난 11월에도 캠프를 찾아와 발언에 대한 해명했지만, '공식사과'라고 하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게 지역 민심 일반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야권 측 후보로 나선 손훈모 변호사는 국정교과서 발언을 문제삼아 이 최고위원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손 변호사 측은 지난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출마 계기는 아니지만, 순천 시민으로써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현 최고위원에 대한 지역민심이 반으로 나뉘어 갈피를 못 잡는 듯 보이지만, 새누리당은 '그래도 청신호'로 판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최고위원 측은 이번에도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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