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1~2월 해외 수주 전년比 '반토막'…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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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1~2월 해외 수주 전년比 '반토막'…엇갈린 전망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3.0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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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대우건설 파푸아뉴기니 LNG 플랜트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뉴시스

해외수주의 주축이던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의 타격으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연초 수주액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수주 실적이 1~2월에 몰린 탓이라며 연초 실적만으로 올해 수주 성적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건설업계, “수주량 급감은 지난해 대규모 수주 연초에 몰린 탓”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50억1388만2000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억8940만8000 달러의 48.3%에 그쳤다. 2014년 1∼2월의 160억4414만1000 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해외건설 시장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중동에서의 성적은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지난 두 달 간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의 규모는 총 8763만8000 달러로 전년 동기 23억7243만4000 달러의 4%, 2014년 129억4977만5000 달러의 0.68%에 불과하다.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의 461억 달러 수준을 크게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올해 신규 해외수주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확대해서 설정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올해 시장 전망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에서 9조9058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린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해외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65.7% 확대된 16조4173억 원으로 설정했다.

GS건설도 올해 신규 해외수주 목표를 전년(2조9940억 원) 대비 70% 확대된 5조830억 원을, 대림산업은 전년(1조7683억 원)의 3배에 가까운 4조8000억 원을 해외 수주를 목표로 내걸었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역시 해외시장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연초 실적만으로는 올해 해외 수주 성적을 비관적으로 전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대규모 수주가 연초에 몰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초의 부진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 중 22.5%의 실적을 연초에 올렸다. △GS건설의 베네수엘라 가스플랜트 공사(2조8000억 원) △현대건설의 싱가포르 오피스공사(2336억 원) △대림산업의 싱가포르 항만공사(7100억 원)와 브루나이 교량공사(4830억 원) 등이 지난해 연초의 대표적인 대규모 수주 실적이다.

이와 같은 중남미와 아시아의 선전으로 지난해 수주실적은 최근 10년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해 2010년(272억 달러)과 2014년(162억 달러), 2008년(125억 달러)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의 단순한 수치 비교로 올해의 성적을 전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란 특수’ 기대하지만 일단은 ‘脫 중동’

그럼에도 해외 건설 시장에서의 지난해 대비 실적 개선을 낙관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경제제재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에서의 특수를 누리게 될지 여부가 아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연초의 부진을 상쇄할 만큼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선 이란 시장에서의 특수가 작용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진척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정부도 이란 건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 뛰고 있는 모습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이란을 방문해 이란 정부와 △유전 개발 △댐 △철도 등 에너지·플랜트 분야에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를 위한 지원을 당부하는 등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도 국내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수주를 돕기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함께 자금조달 알선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란 건설 공사 수주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자금조달이 급선무”라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부터 신속하게 자금조달을 도울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도로 등 인프라는 이란 정부가 이행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지만 가스·석유 등 플랜트 민간 발주 공사의 경우 이란 정부가 이행보증을 하지 않고 있어 쉽게 뛰어들기 어렵다”며 “이란 정부와 협의해 이행보증 범위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건설업계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길에서 구체적인 수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현실적으로 이란 보다는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러시아 등 중동 이외의 국가에서 들려오는 수주 소식이 먼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脫(탈) 중동 흐름이 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연초 전체 수주액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80%에서 22.6%로 크게 감소했다.

대신 중남미와 아시아가 선전했다. 아시아에서만 41억5000만 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전체 수주액 중 차지하는 비율이 39.5%에 달했다. 2014년 3월 초순까지 10억8000만 달러에 그쳤던 중남미에서도 지난해 동기간 3.5배가 넘는 38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수주비중도 전체의 36.7%로 중동을 능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脫(탈) 중동’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해건협에 따르면 올 연초 기록한 50억1388만2000 달러 중 아시아에서 수주한 공사의 규모는 22억719억7000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45.3%를 차지했다. 중남미에서도 12억6790만7000달러를 기록해 연초 전체 수주 실적의 25%에 달해 중동의 비중보다 높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저유가의 타격이 큰 중동보다는 중동 이외의 시장을 적극 공략해 사업장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동시에 이란 현지 지사에서 발주처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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