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신차 마케팅 올인…안정적 안착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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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신차 마케팅 올인…안정적 안착에 주력
  • 방글 기자
  • 승인 2016.04.0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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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행보·사내이사 재선임, 활발한 경영참여 '긍정' vs. 신차에 국한 행보는 승계 지장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고급차 전략과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승계가 가시화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신차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고급차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이미지 구축에 나서며 정몽구에서 정의선으로의 색깔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폭행보만 있을 뿐 실질적인 승계 방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노션과 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차 주식을 사들이며 승계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행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재계 1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노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며 상대적으로 더딘 승계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보좌 경영’ 식으로 모습을 드러내던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적인 행보를 보이며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삼성家 승계가 진행됐고, 다음 순서는 현대차 아니냐는 식의 여론이 있기는 했지만, 현장경영을 통해 계속해서 모습을 비추는 정몽구 회장 덕에 당장 이뤄질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돌연 이노션 지분과 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1조 원대 현금을 확보하더니,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과 두 차례의 블록딜을 통해 현대차 주식 500만주를 사들인 것이다. 전체 매매 대금만 8000억 원에 육박했고,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은 2%대로 올라섰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이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블록딜을 강행하자, 업계에서는 승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정의선 부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를 통해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미래 산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업계는 보좌 경영에 지나지 않던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앞에 나선 것, 오히려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의 뒤에서 힘을 준 점 등을 이유로 ‘정의선의 현대차’로 방향 전환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몽구 회장의 나이가 올해로 79세, 내일모레 80세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정의선의 현대차’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 구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브랜드 제네시스에 이어 니로와 아이오닉 등 신차가 쏟아지면서 ‘정의선 안착’ 보다는 ‘신차의 시장 안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탓이다.

물론, 정의선 부회장은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각국의 모터쇼에 참석해 신차 홍보에 여념이 없다. 두 달 동안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만 180시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동분서주 했다.

지난 18일에는 현대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아산공장 방문을 직접 안내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뉴시스

정몽구 회장 역시 아들 정의선 부회장의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는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미래사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는 ‘친환경차’를 직접 언급한 셈이다.

무엇보다 정 부회장이 올인하고 있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전기차가 올해 이미 소개된데다 하반기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의 방향성과 함께 아들의 사업에 힘을 실어 줬다는 평가다.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자동차에 국한된 모습이다. 사실 신차 이외에도 현대차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현대차는 특수강을 통해 쇳물에서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하지만 그만큼 계열사들의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정의선 부회장 입장에서도 경영권을 확실히 가져가기 위해서는 현대차 지분율 2.28%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대차 지분을 현대모비스 20.78%, 정몽구 회장 5.17%에 이어 개인 2대주주로 보유 중이기는 하지만, 비중이 적다는 지적이다.

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도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은 미미하다.

현대제철와 모비스 지분이 전혀 없고, 현대차(2.28%)와 기아차(1.74%)지분만 보유한 상태다. 때문에 보유 중인 글로비스(23.29%), 현대엔지니어링(11.72%) 지분을 이용하거나 이노션(2%) 지분을 매각,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광폭행보를 보이는 데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서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승계와 관련 각종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가 신차에 한정돼 있어 경영능력 입증에 주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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