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돋보기①]골리앗 서청원에 맞서는 野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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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돋보기①]골리앗 서청원에 맞서는 野 후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0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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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경기 화성시 화성소방서 앞.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출정식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 ⓒ 시사오늘

4·13 총선 경기 화성갑은 여권의 '골리앗'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버티고 있는 지역구다. 야권에는 재앙에 가까운 험지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 무소속 박주홍 후보, 무소속 홍성규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견고한 서 후보의 벽을 깨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골리앗의 수성이냐, 야권의 기적이냐. <시사오늘>은 지난달 31일 화성갑 지역을 찾아 민심 향방과 각 캠프 분위기를 살펴봤다.

특유의 연설 퍼포먼스 선보인 서청원

▲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출정식(위), 반대편에 몰려있는 인파들 ⓒ 시사오늘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화성소방서 앞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향남에 위치한 서 후보 캠프 바로 맞은편이었다. 거리에는 500여 명의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여기저기서 '서청원'을 소리 높여 외쳤고, 북과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골리앗의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서 후보는 출정식 연설에서 "36년 정치 연륜을 다 바쳐서 화성을 깨우고 세계 대표도시로 만들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화성 서부지역 교육특구 지정' 공약이 눈길을 끌었다. 서 후보는 출정식에 앞서 <시사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향남 등 화성 서부 지역을 교육특별구역(교육특구)으로 반드시 만들겠다. 교육이 발전해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 화성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제1공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 시사오늘

서 후보는 이날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출정식 연설 도중 돌연 무대에서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 유권자들 속에서 말을 이어간 것이다. 그는 지난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도 이 같은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서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사전에 동선을 짜고 계획한 것"이라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한 지지자는 "서청원의 승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승리 아니냐"며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서 후보가 나이가 많지 않느냐. 나랑 동년배인데도 저렇게 활력이 넘치는 걸 보니 참 보기 좋다. 부럽기도 하고 친구 같아서 응원한다"고 했다.

출정식에 모인 인파들은 나이가 지긋이 든 노년층이 많았다.

▲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캠프 ⓒ 시사오늘

기자가 살펴보니 대부분 50대 이상이었고, 서 후보 캠프 앞에는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뒤 서 후보 선거사무실에 들어가 미리 준비된 떡과 과자, 차를 즐겼다. 그리고 일부는 관광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김용, "충분히 승산 있다. 섬김의 정치를 보여줄 것"

▲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 캠프 ⓒ 시사오늘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남양읍에 자리 잡았다. 이곳은 서청원 후보가 가장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골리앗의 심장부부터 뚫겠다는 김 후보의 의중이 엿보인다.

김 후보 캠프에 들어가 보니, 한자로 '필승 김용'이라고 적혀있는 화이트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깨끗하고 바른 정치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담긴 현수막도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창가에는 '더불어민주당 화성시 당원의 화합의 마당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겠습니다'라는 구호가 붙어있었다.

무슨 뜻이냐고 기자가 묻자 김 후보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우리 캠프는 김 후보 지지 당원들뿐만 아니라 화성갑으로 넘어간 오일용 전 화성갑 지역위원장을 따라가지 않고 화성갑에 잔류하기로 한 당원, 그리고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반발해 이탈한 전(前) 새누리당 당원들이 한 데 뭉쳐있다"며 "말 그대로 캠프 자체가 '화합의 마당'"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주요 공약은 '신분당선연장선 봉담~향남 연결', '말특구산업 적극 추진' 등이다.

특히 눈에 띄는 공약은 '향남 실내수영장 및 문화센터 건립'이다. 여가를 즐길 영화관 하나조차 없는 화성 서부 지역 현실을 파악하고 준비한 '생활형 공약'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 캠프 ⓒ 시사오늘

<시사오늘>은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의 출정식이 열린 향남에서 김 후보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서 후보의 출정식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시민들과 1대1 유세를 이어갔다. 주민들과의 직접 소통이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 게 김 후보의 생각이다.

김 후보로부터 명함을 건네받은 한 주민은 서 후보 출정식을 가리키면서 "친박근혜, 친박정희 서청원이는 절대 찍어주면 안 된다"며 "나는 민주당 지지자다. 힘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용 후보 ⓒ 시사오늘

김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충분히 서 후보를 이길 승산이 있다고 확신한다. 서 후보는 화성갑 지역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도 주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나는 섬김의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 후보의 교육특구 공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는 "화성 서부 지역이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지 얼마나 됐다고 교육특구가 또 되겠느냐"며 "화성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실성도 없는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소속 후보들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김 후보는 "제안은 했지만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김 후보 캠프의 출정식도 이날 오후 5시 서 후보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린 가운데 김 후보는 "화성갑을 정치개혁의 근원지로 삼을 것"이라고 내세웠다.

홍성규, "단일화는 없다"

▲ 무소속 홍성규 후보 캠프 ⓒ 시사오늘

무소속 홍성규 후보는 젊은 나이와 화성 토박이임을 강조한 '키웁시다 화성사람, 바꿉시다 40대 기수로'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다. 옛통합진보당 대변인 출신의 홍 후보는 민중연합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통진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요 공약은 '평화생태공원 건립 추진', '문화복지시설 확충' 등이다.

▲ 무소속 홍성규 후보 ⓒ 시사오늘

홍 후보는 더민주 김용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이상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위해 희생한 자신이 단일 후보로 나서야 된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심판과 서 후보의 낙선을 위해서는 야권의 단일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정말 절박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더민주 후보가 조건 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40대 기수 슬로건에 대해 "1971년 42살의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45살의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가 40대기수론을 걸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박정희와 호각지세를 이뤘다. 군사독재정권을 결정적으로 코너에 몰면서 압박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지금의 야당 내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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