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롯데마트 사과? 피해자들 "누구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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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롯데마트 사과? 피해자들 "누구한테…"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4.18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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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언론 통해 알았다"…검찰 소환 전날 '보여주기식' 비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 약속' 기자회견을 마친후 피해자 가족들이 완벽한 해결과 사과를 요구 하고 있다. ⓒ뉴시스

롯데마트가 18일 ‘가습기 살균 사태’와 관련해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보여주기 식의 사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자 가족모임 측은 “롯데마트가 검찰 소환이 임박하자 사과와 보상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피해자 공동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정확한 피해자 상황을 파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는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6년 11월에서 2011년 8월까지 시판했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폐손상을 입은 피해자 및 그 가족들에게 여러 관련 업체 중 처음으로 피해 보상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원인 규명 등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미진한 부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는 마음으로 사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면서 “조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모임은 이날 롯데마트 측의 사과와 관련해 전혀 모르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모임 측은 이번 기자회견장을 찾은 것도 언론을 통해 알게됐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부인과 딸을 잃은 유족 대표 안성우씨는 김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만약 롯데가 진심으로 사과할 뜻이 있었다면 기자회견 전에 피해자들에게 연락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피해자들을 한 번 만나지도 않다가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도 “우리가 영국 옥시 본사까지 찾아가고 가해 기업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뛰어다니는 동안 가해 기업들 가운데 피해자를 만나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5년이 지나 검찰에서 관련자를 소환하겠다고 나오니까 이제서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과 동행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역시 “최소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피해자측에서 찾아갔을 때 미안하다고 했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전국에 신고된 피해자의 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롯데마트의 피비상품을 사용하다 죽고 다친 피해자 수는 부지기수로 많다. 국내에서 제일 많은 매장 수를 가진 마트인 만큼 마트마다 ‘피해자 신고 센터’를 만들어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05년부터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PB 가습제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다 중단했다.

이 원료는 지난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등을 포함한 수 백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진행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집단 폐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피해자가 가장 많은 옥시레킷벤지커 ‘옥시싹싹’ 제품의 성분과 같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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